"6조 해외직구 시장 中에 뺏길라..." 견제나선 韓 이커머스

김민우 기자 2023. 11. 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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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과 직구(해외직접구매)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만 2조원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직구 시장이 주요 격전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가성비 패션 기획관 '데일리 클로젯'을 열고 1만원대 패션 직구시장 공략에 나선다.

데일리 클로젯은 1만원대 의류·잡화 직구 상품을 모은 특별 기획관이다. 남여 캐주얼 의류와 스포츠웨어, 홈웨어, 잡화를 포함한 다양한 패션 카테고리의 상품 4000여종의 상품을 판매한다.

지난해 티몬을 인수한 글로벌 직구 플랫폼 큐텐이 제품 생산지인 중국에서 직접 상품을 소싱한다. 배송은 물류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의 풀필먼트를 기반으로 주문 이후 1~2주일 내에 받아볼 수 있도록할 계획이다.

모든 상품의 배송료는 무료다. 상품 하자가 있는 경우 7일 이내 무료 반품과 교환도 가능하다.

큐텐이 이처럼 중국 상품을 직접 소싱하고 무료배송까지 도입한 것은 중국 알리익스프레스를 필두로 한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접구매 규모는 약 6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약 3조1600억원을 넘어섰다.

그 중 중국에서 직구한 금액만 1조4024억원이다.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상반기 6808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는 지난 한 해 전체 중국 직구 금액 1조4858억원에 버금가는 액수로 이 추세라면 올해 중국 직구 수입액만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중국 직구 금액이 역직구 금액을 역전했는데 올해는 이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시장 규모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 직구 수요가 확인된 셈이다.

그중에서도 의류 상품의 직구 구매 비중이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발 패션의류 구매액은 전체 해외직구액의 29.3%에 달한다. 구매액 기준으로도 지난해 동기 대비 2.6배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티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격적인 한국 진출의 결과로 보고 있다. 이전까지 한국 소비자가 중국 상품을 직구하기 위해서는 한국 이커머스를 이용하거나 해외 이커머스에서 구매한 후 별도의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2018년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중국 상품을 손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배송기한이 오래걸리더라도 1만원 미만의 상품도 무료로 배송해줘 소비자들의 구매장벽을 낮췄다. 이 시기와 맞물려 중국 직구 규모가 해마다 커졌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배송기한도 5일로 단축하고 1000억원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더 공격적인 한국진출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 직구 수요가 확인된 상황에서 자칫 손 놓고 있을 경우 이 시장을 중국 이커머스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티몬이 앞서 1만원 내외의 초저가 해외 상품을 선별해 5일이내 도착하는 무료배송 '해외직구 초저가샵'을 오픈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11번가도 지난달 1만원 미만의 가격대의 상품을 모아 판매하고 무료배송하는 '9900원샵'을 오픈했다. 3900원, 6900원, 9900원 이하의 가격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각종 생활용품과 주방용품, 스포츠용품, 반려동물용품, 문구/공구, 패션잡화, 화장품 등 일상 곳곳에서 자주 사용하고 쓰임새가 많은 상품군에서 제품을 엄선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배송비' 등을 이유로 국내 이커머스가 아닌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직구하는 상품군이 상당수다.

티몬은 이번에 무료배송과 함께 무료반품과 교환도 전면에 내세웠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의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을 파고 든 셈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8월 발표한 국제거래 소비자 이용 및 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0.2%가 직구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피해를 봤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60.8%를 차지했다.

티몬 관계자는 "국내 총 직구액에서 중국 패션 상품의 비중이 약 30%를 차지하는 등 가성비 패션 직구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 중"이라며 "티몬은 국내 플랫폼을 기반으로 더 나은 직구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한편, 계열사와의 시너지로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생산지 직접 소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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