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도 흥미 보인 ‘이준석 노원 공천’…與의 징계 해제로 현실 되나
‘노원 공천’ 후 낙선 운동 이어질까…우상호 “현실화되면 재밌는 일 생길 것”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제안에 따라 당 지도부가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그리고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의 징계를 2일 해제하면서, 정치권 일부에서 나왔던 ‘이준석 노원 공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가 제안한 이 전 대표 등의 징계 취소 제안을 의결했다. 인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는 당내 화합을 내걸며 이 전 대표 등의 ‘대사면(징계 일괄 취소)’을 1호 안건으로 내걸었었다.
김기현 대표는 회의에서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은 합리적 사유와 기준을 갖고 이뤄진 것으로 존중되어야 마땅하지만, 보다 큰 정당을 위한 혁신위의 화합 제안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후 “최고위는 혁신위의 당 화합 제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거듭된 공개 비난 등의 이유에서 지난해 당원권 정지 1년6개월 징계를 받고 내년 1월에 징계가 풀릴 예정이었다. 올해 7월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를 받은 홍 시장의 징계 기간은 내년 5월까지였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 등에 관한 잇단 ‘설화’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김 전 최고위원의 징계 기간은 내년 5월까지였으며, 김 전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지난해 7월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의혹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2년 징계를 받았던 김철근 전 대표 정무실장도 해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당 지도부의 이 전 대표 징계 해제로 그동안 정치권에서 나온 소위 ‘이준석 떨어뜨리기 운동’ 얘기가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당원권을 회복한 이 전 대표를 내년 총선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텃밭이나 마찬가지인 ‘서울 노원병’에 국민의힘이 공천하고, 한편에서 이 전 대표 낙선운동을 벌인다는 게 골자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마저 지난달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후 돌아오던 중 정진석·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며 흥미를 드러낼 정도였다.
우 의원은 “정진석 의원이 이번에 같이 갔을 때 재밌는 말을 했다”며 “이준석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이준석을 노원에 공천하는 거라더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걸(공천을) 안 받겠다고 (이준석 전 대표가) 나갈 수도 없고, ‘그런 방법도 있겠네’ 생각이 들었다”면서 “노원을 포기한다는 개념으로 이준석에게 공천을 제안하면”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가 공천을 거부하는 시점에서는 ‘당의 탄압’을 받은 게 아니게 되고, 오히려 ‘배신자 프레임’을 뒤집어쓰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말하면서 우 의원은 “노원에서 당선됐던 안철수 의원이 (정진석 의원의 말에) 바로 ‘100% 떨어진다’고 답하더라”며 “저도 그 말에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우 의원은 “(정진석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모두) 이준석 전 대표에게 많이 맞은 사람인데 실제로 정진석 의원의 구상이 현실화되면 재밌는 일이 생길 것 같다”며 “그래서 이준석 전 대표에게 미리 전달하려고 한다”는 말과 함께 ‘노원 공천 받을 거 미리 준비하라, 안철수 의원이 낙선운동한다’는 메시지를 띄우며 신나 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종료 후 별도로 진행된 유튜브 방송에서 “이준석이 노원병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강북에서 (국민의힘이) 다 진다는 것”이라며 “전략이랍시고 (그런 걸) 얘기하는 자체가 제정신은 아니다”라고 이른바 ‘이준석 죽일 방법’ 논의 자체가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선거 전략을 잘 세우시는 분이 자기 선거는 왜 세 번이나 떨어졌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노원병에 나오면 떨어진다”며 “김기현도 노원병에 나오면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2004년 5월 노원병 지역구가 신설된 이래 치러진 총 7번 선거에서 당선된 보수정당 의원 후보가 2008년 홍정욱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한 명에 불과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민주·진보 진영의 텃밭이나 마찬가지인 이곳에서 자신은 최다 득표율을 얻었다고 이 전 대표는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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