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박진영·방시혁, '같은 시각'으로 K팝 시장 바라본다
방 하이브 의장 "'슈퍼팬'뿐 아니라 '라이트팬'도 붙어야"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절친한 사이로 K팝을 이끄는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와 방시혁 하이브(HYBE) 의장이 K팝의 미래에 대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방 의장은 지난 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서 최근 자신이 제기한 'K팝 위기론'에 대해 "(아직) 실제 그렇지 않지만 주요 시장에서 (K팝 관련) 지표의 하락이 보인다"고 말했다.
방 의장이 K팝에 대해 걱정한 부분은 팬덤 형태에 있다. 격렬하게 소비하는 팬덤인 '슈퍼팬'의 경우 라틴·아프로 비트에 더 많은데 K팝의 팬의 특징은 몰입과 집중적 소비가 특징이라 '확장성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방 의장은 "모든 아티스트가 그렇게(몰입과 집중적 소비가 특징인 팬덤을 기반 삼아) 살아갈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그 사람 좋아했지 들어보고 싶다' '공연 한번은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K팝은 '라이트 팬'이 없는 거다. 라이트 팬덤도 많이 붙을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 니치(niche·틈새)에서 흥행한 장르들이 몰입을 기피하는 일정 패턴을 못 넘기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박 CCO 역시 "현재 (K팝에 대한) 가장 큰 고민은 근본적으로 넓히는 거다. 이를 위해 단계 단계를 밟아왔다"고 했다. 박 CCO에 따르면, K팝은 이렇게 확장돼 왔다. 첫 번째 단계는 한국 가수가 한국어로 노래하는 것, 두 번째 단계는 다른 국적·다른 인종의 가수들이 혼합해서 팀을 만들어 외국어를 섞어 쓰는 것, 세 번째는 첫·두 번째 단계가 모두 들어가 일본에선 일본 아티스트가 미국에서 미국 아티스트가 자신들의 언어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이건 K팝이 해온 기획·시스템을 만드는 거다.
현재 JYP와 하이브는 이런 세 번째 단계에 앞장서고 있다. JYP는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리퍼블릭 레코드와 합작해 선보인 글로벌 걸그룹 론칭 프로젝트 'A2K'(에이투케이·America2Korea)를 통해 6인조 글로벌 걸그룹 '비춰(VCHA)'를 결성하고, 정식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는 세계 최대 음반사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하이브x게펜레코드(HxG)'를 설립하고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방 의장은 "JYP가 니쥬(JYP가 일본인 멤버로 일본에서 데뷔시켜 성공시킨 팀)처럼 오디션을 만들어서 최종 선발된 비춰는 프리 데뷔를 했다"면서 "저는 오디션 과정을 '드림 아카데미'라는 쇼로 진행 중이다. (박진영과) 같은 시각으로 시장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드림아카데미' 관련) 오디션 공고만으로 12만명의 지원자가 몰렸다는 것은 (K팝에 대한) 충분한 풀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4년 서울대 미학과 시절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발을 들인 방 의장은 박 CCO의 눈에 띄어 1997년부터 JYP 대표 작곡가로 활약하며 히트곡을 쏟아냈다.
그룹 'god'의 '하늘색 풍선'과 '프라이데이 나이트', 비의 '나쁜 남자', 보컬그룹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 보컬그룹 '2AM'의 '죽어도 못 보내' 등이 그 시절 대표곡이다. 방 의장은 2005년 JYP를 나와 자신의 회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를 설립했다. 그리고 2013년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데뷔시켰다. 박 CCO는 '원더걸스' '미쓰에이' '트와이스'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걸그룹 미다스의 손'으로 등극했다. 최근엔 '스트레이 키즈'로 K팝 보이그룹 시장도 장악 중이다.
두 사람은 2003년 미국에서 자신들의 곡을 팔며 현지 진출을 함께 꾀한 적이 있다. 당시 둘 다 돈이 없어 박진영이 아는 형 신혼집의 방 한칸을 빌려 자고 그 집 차고에서 음악 작업을 했다는 이들은 '양말 사건'으로 헤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K팝 팬들 사이에서 이미 잘 알려진 이 일화는 이렇다. 박 CCO는 양말을 벗고 포개 놓는데 당시 빨래를 맡았던 방 의장이 이 행동을 참다 참다 나중에 폭발시켜 둘이 사소하게 다툰 뒤 헤어졌다는 농담 섞인 일화다. 방 의장은 "그 일이 없었으면 K팝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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