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뺏긴 野 “5호선 김포 연장·예타 면제부터”

더불어민주당이 2일 여당발(發) ‘김포-서울 편입’ 입법 추진에 대해 “졸속적인 편입 방안보다 김포시민이 실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교통문제”라며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여당이 초대형 부동산 이슈를 선점한 가운데, 명확한 찬반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이 주도권을 탈환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왼쪽)와 이개호 정책위의장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김포에서 서울까지 출퇴근 하는 분들이 많은데도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5호선 연장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다.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5호선 연장 관련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와 예산 편성을 하겠다며 정부에 안(案)을 제시하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포주민에게는 현실성 없는 행정구역개편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예타 면제와 지하철 연장에 협조하겠다”며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해서 내년에 바로 5호선 연장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 정부가 일정을 정해보고 안을 갖고 오라”고 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사안 자체가 참으로 뜬금없다”며 “정치적 의도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특별법 제정을 위해선 사전에 주민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고 경기도와 서울시 등 관련 지자체와도 협의해야 한다. 이런 정상적 절차와 방법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김포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김기현 대표의 주장은 집권 여당의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다”며 “교통난이 심각하면 김포골드라인 해결책을 내놓으면 되는데, 얄팍한 술수만 내놓고 선거판을 흔들었다고 희희낙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김포 등 경기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 이슈를 다룰 ‘수도권 주민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하고, 5선의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메가 서울’ 추진을 위해 의원 입법 형태로 특별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김포-서울에 편입론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남·북도 분도(分道)를 추진하면서 나왔다. 김 지사가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를 공식 요청하자, 김포시는 경기 북부가 아닌 서울로 넣어 달라며 이를 공론화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국가 전체를 발전시키는 경제정책이지만, 여당 대표가 이야기 하는 건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