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임원만을 위한 노인회

전재웅 전주MBC 기자 2023. 11. 2. 10: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난방비가 부족해요." 한마디가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경로당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노인회비로 들어가 단체 운영비로, 노인회장의 활동비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고 전국적으로 다 하고 있는 관행"이라는 노인회장의 말에 문득 분노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사실상 관리 권한을 노인회에 일임해왔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397회 이달의 기자상] 전재웅 전주MBC 사회부 기자 /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재웅 전주MBC 기자

“난방비가 부족해요.” 한마디가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경로당에 지원되는 보조금은 노인회비로 들어가 단체 운영비로, 노인회장의 활동비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만 그러는 게 아니고 전국적으로 다 하고 있는 관행”이라는 노인회장의 말에 문득 분노했습니다. ‘보조금의 성격상 그렇게 쓰여도 큰 문제는 아니’라는 공무원의 말에 잠시 말을 아낀 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누구도 문제인 줄 몰라 관행화된 겁니다. 그사이 경로당 노인들만 영문도 모른 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경로당은 먹을 걸 주고 따뜻함과 시원함을 보장하는 단순한 공간은 아닙니다. 제가 어릴 적 할머니를 따라나섰던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사회이고, 공론장이고, 오락실이었습니다. 집에 혼자 계시다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 한마디라도 더 나누기 위해 찾는 곳이었고, 여전히 그럴 겁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사실상 관리 권한을 노인회에 일임해왔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본연의 역할은 관리 주체임을 자처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런 작은 사회를 지키는 데 좀 더 공들여야 했던 건 아니었을까 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한 사회의 모습을 그리는 고민을 쉬지 않겠습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나가 문을 두드리고, 찍고, 쓰고, 만들면서 공론장을 만들겠습니다. 미숙한 취재를 이끌어주신 유룡 기자, 품 들이는 동안 기다려주신 정 본부장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같이 이 일을 해온 동료, 선배들 그리고 앞으로도 서로를 밀어주고 채워줄 전주문화방송 안팎의 가족들에게 다짐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Copyright © 기자협회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