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성장·긴축 시장’에 동결 美, 환율·물가 방어 복잡해진 韓
고금리·고환율 장기화 압박에 성장 지체 가능성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금리인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사실상 고금리 장기화를 선언했다. 다만 시장은 더 이상의 인상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란 데 안도했고, 상승 압박을 받던 국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장기채권 금리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며 “금융 여건이 지속적으로 변하면 통화정책 전달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금리 수준이 긴축적이란 것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이에 채권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색된 자금 시장 흐름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0.20%포인트 떨어지며 연 4.7%대로 하락했고, 기준금리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도 0.14%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재무부의 4분기 국채 발행계획도 채권 시장 긴장 완화에 영향을 미쳤다. 미 재무부가 장기물인 10·20·30년물 증가폭을 지난 분기보다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국제유가도 한숨 가라앉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72% 하락한 배럴당 8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2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성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한국 경제의 셈법은 더 복잡하게 됐다. 이날 파월 의장은 “경제 활동이 ‘강한 속도(strong pace)’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2%대 물가 상승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유지하고 향후 영향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견조한 속도’라고 표현했던 경제성장을 ‘강하다’로 높였다.
미국이 6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 금리동결에 나서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로 한국과 금리격차 최대 2.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여전히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는 돈의 가치이기 때문에 한미간 금리차가 역전될 경우, 달러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미국이 적어도 더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 추가 상승 요인은 줄었지만, 그렇다고 원화 가치가 올라가 환율을 낮출 동기도 눈에 띄지 않는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48.5 원으로 전날 종가 대비 8.8원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1350원에 육박하는 높은 수준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가 좋지 못하고 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해 환율이 많이 높은 상태”라며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5%를 돌파할지, 아니면 4.5% 이하로 내려올지 여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미국이 높은 성장세를 자신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올해 1.4%의 성장률 달성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일 하마스 사태 변수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질 경우 물가 및 경제성장률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시 국제유가를 84달러를 전제로 했다.
실제 낮은 성장에 비해 물가는 지나치게 높다.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8%로 다시 4.0%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은 물가안정목표 2.0%의 배를 넘보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앞서 8월 전망했던 물가경로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도 연준과 같은 ‘매파적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30일 올해 마지막 결정에 나선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관계기관 합동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등 주요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고 지정학적 불안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도 높다”며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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