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 20득점에 만족하나...페퍼저축은행, 첫 승 이후 '함흥차사'

권수연 기자 2023. 11. 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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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박정아ⓒ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사령탑도 바꾸고, 큰 댓가를 지불하고 전력보완도 마쳤다. 흥국생명만큼 압도적인 표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미디어데이에서 깜짝 우승후보로 지명될만큼 변화를 선보인 페퍼저축은행이다. 그러나 2라운드가 다가오는 현재, 좀처럼 2승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지난 1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이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21-25, 25-20, 25-19, 27-25)로 돌려세우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 승리로 기업은행은 누적승점 5점을 채우며 5위로 올라섰다. 반면, 직전까지 5위였던 페퍼저축은행은 한 계단 내려앉았다. 심지어 역전패다. 

아베크롬비가 31득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했다. 황민경과 표승주는 각각 10득점씩을 냈다. 

야스민은 30득점(공격성공률 51.92%, 점유율 30.95%)으로 제 몫을 해냈고 박정아와 박은서가 각 12득점씩 했지만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페퍼저축은행은 비교적 빨리 시즌 첫 승(한국도로공사전)을 챙겼지만 그 뒤로는 승리 소식이 없다. 매번 꾸역꾸역 20점까지만 넘기고 패배하거나, 풀세트로 밀어붙이다가 무너지는 경기를 치렀다.

득점 후 기뻐하는 페퍼저축은행, KOVO

상대에게 20득점 이상을 부딪혀가며 긴장감있게 달라붙는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이지만, 보강된 전력의 네임밸류와 들인 돈을 감안하면 미미한 효율이다. 마이너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프로리그는 어쨌든 결과로 말해야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1승 4패, 현재까지의 성적만 두고보면 리그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올라가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떨어지지 않기 위한 '버티기'에 나서야 한다. 투자 대비 효율이 체감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번에 치른 기업은행전을 통해서는 공격 득점(54-56), 블로킹 득점(11-12)은 엇비슷하게 부딪혔고, 서브득점은 6-3으로 오히려 앞섰다. 문제는 범실인데 27-18로 상대방보다 10개 가량을 더 낸 수준이다. 8개를 야스민이 냈지만 갯수를 따지기 이전에 코트 안에서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가장 큰 패인은 공격해결력이다. 야스민과 양날개로 활약해야 할 박정아의 공격력이 좀처럼 터지지 않으며 상대가 야스민만 마크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박정아는 올라온 토스를 연타나 찬스볼로 상대에게 넘겨 오히려 반격 기회를 제공하고 말았다. 주특기인 대각 공격도 상당수 연타로 처리했으며 직선 공격은 아웃으로 끝났다.

시원한 공격력을 가진 박은서도 이 날 공격성공률 16.13%에 그치며 분위기 전환에는 실패했다. 

서브를 준비하는 페퍼저축은행 야스민, KOVO
페퍼저축은행 이고은ⓒ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IBK기업은행-페퍼저축은행전 경기 도중 3세트에서 이고은(좌)-박정아가 충돌하고 있다, KBS 중계화면 

더불어 이 날 3세트 4-1로 앞서가던 도중, 이단으로 처리된 볼을 토스하러 달려오는 이고은과 후위에서 달려오며 공격을 시도한 박정아가 충돌해 넘어지는 아찔한 사태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부상은 없었으나 서로의 동선조차 확인하지 않고 움직인 점은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조마조마한 허리 컨디션에 매 경기 눈이 모이고 있는 야스민은 리시브까지 받는 등 최대한 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등 뒤를 맡길 백업이 시원치 않으며 조트린지 감독의 교체 타이밍도 아직까지는 물음표다. 

리시브도 진땀이다. 박정아가 7개 시도에 2개 성공, 세트당 28.57, 점유율 8.05를 기록했으며 박은서가 35개 시도에 6개 성공, 세트당 14.29, 점유율 40.23을 기록했다. 리베로 오지영이 박정아의 몫까지 커버하는 모양새로 21개 시도에 16개 성공, 세트당 76.19에 점유율 24.14를 찍었다. 다만 오지영 역시 이 날 중요한 순간 판단 미스로 수비 범실을 내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리시브가 흩어지니 토스가 자연스럽게 낮거나 조급해진다. 야스민의 공격이 꽉 막히고, 간신히 네트 앞에서 넘어져가며 어택커버로 볼을 건져도 다른 곳에서 공격 해결이 나지 않는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경기력만 두고 보자면 상대 기업은행도 아주 호전을 펼쳤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은 선수들의 공격 해결 및 교체 전술 등 총체적 전략이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은 스스로와의 싸움을 6라운드 내내 이어가야한다. 

경기 후 조트린지 감독은 "짜증이 난다"는 표현을 쓰며 답답한 팀플레이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졸전 끝 패배한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5일, 이제 정관장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어려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경기는 오후 4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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