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당 돈봉투 의혹' 임종성·허종식 의원 압수수색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에 나서면서 수수자로 지목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정당법 위반 혐의로 민주당 임종성·허종식 의원의 주거지와 국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기소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28∼29일 이틀간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과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임 의원과 허 의원이 수수자로 지목됐으며, 이 사건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 녹취록'에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녹취록에서 윤 의원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지난달 23일 열린 돈봉투 의혹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여기서 '인천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 맞느냐"는 검사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씨는 또 돈봉투 살포를 모의한 것으로 지목된 같은 해 4월26일 '캠프 기획회의'에서 두 의원이 윤 의원의 금품 살포 의견에 맞장구를 쳤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이날 검찰이 두 의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다른 수수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확보한 증거물과 국회 압수수색을 통해 파악한 의원들의 동선 등을 교차 검증하며 구체적인 돈봉투 전달 경로를 추적하고 수수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의원들에게 직접 돈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윤 의원은 검찰 수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최근 재판에서는 태도를 바꿔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다.
이씨로부터 100만원씩 담겨있는 돈봉투 20개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서도, 돈봉투가 전달되는 과정 중에서 '보관'만 했을 뿐이라는 게 윤 의원 입장이다.
재판 과정에서 임 의원과 허 의원 외에도 수수자로 의심되는 여러 의원의 실명이 언급됐지만, 이씨는 이들에게 실제로 돈봉투가 전달됐는지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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