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L 리뷰] '마수걸이포' 마음고생했을 오현규, 로저스 품에 폭...셀틱, 세인트미렌 2-1 격파 '리그 11경기 무패'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오현규가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뜨렸다. 셀틱은 오현규 득점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셀틱은 2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위치한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11라운드에서 세인트 미렌을 2-1로 겨파했다. 이날 승리로 셀틱(승점 29)은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꺼냈다. 쓰리톱은 루이스 팔마, 후루하시 쿄고, 제임스 포레스트 조합으로 구성됐다. 중원은 데이비드 턴불, 칼럼 맥그리거, 맷 오릴리가 지켰다. 4백은 그렉 테일러, 리암 스케일스, 나다니엘 필립스, 알리스테어 존스턴이 호흡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 하트가 착용했다.
벤치에는 마에다 다이젠, 오딘 티아고 홀름, 스콧 배인, 마이크 나브로츠키, 이와타 토모키, 파울루 베르나르두, 오현규, 양현준이 앉았다.
셀틱과 레인저스 다음 스코틀랜드 리그 3위에 올라 있는 세인트 미렌. 저력이 있는 팀답게 예상치 못한 흐름을 만들었다. 전반 7분 코너 맥메나민이 그렉 킬티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라 선제골을 터뜨렸다.
셀틱은 곧장 반격했다. 전반 18분 팔마 돌파부터 시작된 공격. 오릴리가 넘어지면서 턴불에게 패스했다. 과감하게 시도한 슈팅이 골문 구석에 빨려 들어가 동점골이 됐다. 뜻밖의 선제 실점 이후 빠르게 균형을 맞춘 골.
분위기가 고조됐다. 전반 28분 턴불 슈팅 이후 세인트 미렌 핸드볼이 의심됐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 결과 파울을 선언하고 페널티킥(PK)을 부여했다. 하지만 키커로 직접 나선 턴불이 실축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그렇게 돌입한 후반전. 로저스 감독은 후반 11분 팔마와 포레스트를 대신해 마에다와 양현준을 교체 투입하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뒤이어 오릴리와 턴불을 빼고 홀름과 오현규까지 넣어 '코리안 듀오'가 출격했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던 경기. 막바지에 들어 마침내 균형이 깨졌다. 주인공은 오현규였다. 후반 38분 후루하시와 홀름이 패스하는 동안 오현규가 빈틈을 파고들었다. 중앙에서 패스를 받아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결국 셀틱은 오현규 결승골에 힘입어 세인트 미렌을 격파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27번째 멤버였던 오현규. 대회 종료 이후 셀틱에 전격 입단해 하반기 동안 스코틀랜드 무대를 누볐다. 오현규는 당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지휘 아래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었지만 교체 투입마다 번뜩이는 결정력을 선보였다.
스코틀랜드에서 거머쥘 수 있는 트로피를 모두 차지했다. 셀틱과 오현규는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스코티시 리그컵, 스코티시 컵을 모두 들어 올리며 '도메스틱 트레블(국내 3관왕)'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오현규도 제 몫을 다했다. 모든 대회를 합쳐 21경기에 출전했으며 리그 6골과 스코티시 컵 1골을 더해 7골을 기록했다. 대부분 교체 출전이었기에 출전 시간이 591분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하다. 오현규는 대략 84분마다 한 골을 터뜨리며 포스테코글루 감독 믿음에 부응했다.
스코틀랜드 데뷔 시즌을 마치고 귀국했던 오현규는 "한국에 굉장히 오랜만에 온 기분이다. 다시 돌아와 기쁘고 트레블과 함께 오니 더욱 행복한 것 같다"라며 "지금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가진 모습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만큼 경험을 발판 삼아 더 좋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이어 "교체 출전이 많았다. 출전 시간이 부족하다면 부족할 수도 많으면 많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동료들과 팬들 응원 덕분에 득점할 수 있었다. 데뷔전이 생각난다. (어려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스코틀랜드가 수비적으로 강하다는 걸 들었지만 생각 외로 더 강했다. 팀에서 많이 도움을 준 덕분에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과거 기성용과 차두리로 '코리안 듀오'를 구성했던 셀틱은 오현규에 이어 양현준과 권혁규를 품어 '코리안 트리오'를 완성했다. K리그 무대를 수놓았던 라이징 스타들이 스코틀랜드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를 누비게 된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다.
당시 셀틱은 "5년 계약을 체결한 양현준 영입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 K리그 영플레이어에 올랐던 강원FC 공격수 양현준이 셀틱 파크에서 오현규와 만난다"라고 전했고, "부산 아이파크 미드필더 권혁규와 5년 계약을 맺었다. 동료 양현준 그리고 오현규와 함께 할 것이다. 권혁규는 어린 시절 셀틱에서 뛰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 기성용을 보며 자랐다고 전했다"라며 한국 선수 오피셜을 연속 발표했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양현준은 훌륭한 영입이 될 거라 확신한다. 우리는 그를 면밀히 지켜봤으며 공격 옵션을 더욱 향상시킬 거라 생각한다. 또한 그가 셀틱행을 매우 열망했던 것도 분명하다. 함께 하길 정말 고대하고 있다"라고 기뻐했다. 또한 "양현준 영입 발표와 함께 권혁규까지 영입해 정말 기쁘다. 그 역시 구단이 오랫동안 알고 있던 선수이기에 거래가 성사되어 만족스럽다. 양현준과 권혁규가 스쿼드에 합류해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스코틀랜드에 입성한 양현준은 "셀틱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 함께 훈련하는 것도 기대된다. 셀틱 선수로서 스코틀랜드에 있는 것도 좋다. 이미 오현규와 팀과 팬들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권혁규 역시 "스코틀랜드 챔피언에 합류하게 된 것은 나에게 무척 크다. 셀틱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매우 유명하다. 현재 한국 선수가 3명이 있으며 그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은 훌륭할 거라 확신한다"라며 코리안 트리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렇게 돌입한 새 시즌. 현재까지는 만족하기 어렵다. 오현규는 부상으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양현준은 팀 내 주축 선수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권혁규는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세 선수는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오늘 오현규는 마수걸이 득점포를 터뜨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로저스 감독은 마음 고생을 했을 오현규를 따뜻이 안아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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