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흥한 지드래곤, '마약 거짓말'과의 전쟁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2023. 11. 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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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사진=지드래곤 공식 소셜미디어

흔히들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 간다고 하는데, 얄궂게도 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의 연예계 인생이 그러하다. 또 한 번 휩싸인 마약 스캔들, 결백 호소에도 '거짓말'이라는 의심의 눈초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세상을 향해 '삐딱하게' 외친 목소리가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하며 마약 스캔들 루머 명단에서 빼놓지 않고 이름이 거론돼 곤욕을 치르고 있는 지드래곤이다.

배우 이선균 발(發) 마약 파문은 K-컬처의 아이콘 지드래곤으로 이어지며 한국 연예계는 쑥대밭이 되었다. 그런데 지드래곤의 경우 마약은 물론 또다시 '거짓말과의 전쟁'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더욱 높이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 마약 의혹, 앞서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사건이 정리되며 대중의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  

지드래곤은 2011년 5월 일본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를 받았으며, 당시 검찰에서 진행한 모발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다만 검찰은 지드래곤이 초범이고 흡연량이 마약사범 처리 기준에 못 미치는 점 등을 고려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지드래곤은 대마에 손을 댄 이유로 "빅뱅 일본 콘서트 뒤풀이 중 화장실에서 모르는 사람이 건넨 것이 담배인 줄 알고 피웠던 게 화근이 된 것 같다. 대마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기에 (담배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없었고 모양도 그냥 제가 피우는 담배였다. 술에 많이 취해 있던 터라 대마인 줄 모르고 피웠고, 독한 담배 혹은 시가 정도로 생각했다. 모르는 사람에게 담배를 받은 이유는 저희가 파티 주최자였고 거부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 하나 정도란 마음에 아무 생각 없이 받았다"라는 해명을 내놨었다.

결국 지드래곤은 2012년 공중파 간판 예능이던 '힐링캠프'에 출연, 대마초 흡연 혐의에 대해 정면돌파했던 바. 스스로도 "제가 3자였어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인 것 같다"라며 본인을 둘러싼 의혹들을 조목조목 짚은 것이다.

"거짓말하는 거 아니죠?"라는 MC의 돌직구까지 받아쳤던 지드래곤. 그는 "아닙니다"라고 단호히 답하며 "거짓말이 통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일단 첫 번째로 제가 (거짓말을 했다면) 대중을 못 봤을 것 같다. 방송도 방송이지만 가수는 무대에서 직접 팬분들을 만나는 직업이라 설 수가 없다. 제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면 음악도 떳떳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지드래곤은 "네티즌들의 '그럴 줄 알았어',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이미지가 되었다는 것에 제가 새삼스레 놀라웠다. '빅뱅의 악의 축' 그런 글들을 보면 억울하기보다 많이 충격을 받았다"라고 토로하기도.

지드래곤은 애초 검찰 조사를 받은 이유로도 자신의 삐딱한 이미지 탓을 들었다. 그는 "항간에 제 이미지라든지 무대에서 보이는 모습이라든지 때문에 의심을 많이 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 (검찰로부터) 연락 왔을 땐 의례적으로 받아야 하는 검사로 여겼다. 초반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검사에 응했다"라고 말했다.

다시금 이 같은 상황을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는 지드래곤이다. 지난달 경찰이 서울 강남 '회원제 유흥업소' 수사 과정에서 실장 A 씨로부터 지드래곤에 대한 마약 관련 진술을 확보하며 불거진 두 번째 의혹. 경찰은 지드래곤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 법무부를 통해 출국 금지 조치를 취한 상태다.

이에 지드래곤 측은 10월 27일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라며, 11월 6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에 '자진 출석'하는 초강수를 뒀다. 지드래곤은 직접 "권지용입니다. 우선 저는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습니다. 또한 최근 언론에 공개된 '마약률 관리 법률 위반'에 관한 뉴스 보도 내용과도 무관함을 밝히는 바입니다"라는 입장문으로 결백을 호소했다.

이후 10월 31일에도 지드래곤은 개인 계정에 불교 교리인 '8정도'의 내용이 담긴 사진을 게재, 억울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고통을 소멸하고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수단 및 실천을 덕목으로 여겨지는 내용들이었다. 또한 지드래곤은 '구경열반'을 함께 언급하기도. "우리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깨달음, 열반이 되어야 합니다. 생사를 초월한 행복을 추구해야지, 당장 지금 이 시간에 얽매여서 작은 행복에 집착한 나머지 커다란 근본의 행복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조차 못 하고 있다면 안 될 일입니다. 그 힘을 돌려 근본에 물을 대 주려고 하는 의식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드래곤의 여러 차례 결백 호소에 옹호론이 형성되고 있긴 하나, 한차례 깨졌던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과거 대마 흡연 혐의 해명 영상이 유튜브에서 요즘 말로 '떡상'(급상승) 중인 것만 봐도 그를 여기는 대중의 시선을 가늠케 하는 대목. 

또한 지드래곤 말마따나 대마인 줄 모르고 흡연했다고 한들 양성 반응이 나왔던 건 사실이며, 이번 마약 의혹 역시 경찰이 단서를 확보하고 수사 선상에 올렸다는 입장이기에 마냥 두둔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지드래곤이 현시대를 풍미한 아이콘에서 연이은 마약 스캔들로 연예계 인생의 기로에 놓인 바, 씁쓸하기 그지없다. 속단하기 이른 단계에서도 그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며 대중과의 사이에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기까지. 마약 혐의를 깨끗이 벗는 것뿐만 아니라 예년의 입지를 과연 되찾을 수 있을지, 데뷔 이래 최대 위기의 가시밭길을 마주한 지드래곤이다.

경찰은 6일 지드래곤의 마약 혐의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간이 시약 검사를 진행, 소변과 모발을 비롯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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