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정규 2위의 ‘가을 고난’…‘감각’은 밀리고, ‘체력’은 비슷하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수원 1차전이 열린 지난 30일이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있던 KT 이강철 감독은 “(상대가) 나흘을 쉬었으니 ‘좋은 흐름’이 이제는 끊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으로서는 찜찜한 만남이었다.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NC는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로 끝낸 뒤 SSG와 5전3선승제의 준플레오프도 3경기 만에 마무리했다. NC는 상하위 타순 구분 없이 타선이 불을 뿜은 가운데 나흘이나 휴식일을 벌었다. 이 감독 시선에서는 NC 선수들의 피로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휴식일이 길어진 여파로 타자들의 타격감은 조금이라도 떨어지기를 바랄 만도 했다.
플레이오프 첫 2경기는, 이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흘렀다. NC 선수들은 체력적인 문제를 거의 드러내지 않으면서 경기 감각은 유지했다. KT는 수원 1, 2차전을 모두 내줬다.
정규시즌 2위 팀의 거듭된 가을야구 고행이 ‘우연의 반복’만은 아닌 듯 보인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 2위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이른바 업셋을 당했다.
2019년 SK가 정규시즌 3위 키움에 3연패하며 무너졌고, 2020년에는 KT가 두산에 1승3패로 발목을 잡혔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3전2선승제로 치러진 2021년 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이 정규시즌 4위 두산에 2경기를 연속 내줬다. 지난해에는 LG가 정규시즌 3위 키움에 1승3패로 패했다. KBO리그가 단일리그로 진행된 1989년 이후 양대리그(1999~2000년) 시즌을 제외한 역대 32차례 플레이오프에서 하위팀이 상위팀을 잡은 경우는 50%인 16차례나 된다.
우선 플레이오프 단계에서는, 2위 팀이 체력적으로 절대 우위를 가져가기 어려운 점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플레이오프라면, 아래 단계에서부터 올라오는 팀도 가을야구 4~5경기만 치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적 피로도가 확연히 밖으로 드러날 정도의 경기 수는 아니다.
경기 감각만 보자면,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오는 팀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 단계를 밟아 플레이오프에 오르려면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승리로 기세를 올린 팀은 경기 감각과 더불어 자신감도 장착하게 된다.
올해 NC-KT의 플레이오프도 같은 배경으로 1, 2차전이 진행됐다. NC 선수들은 경기 감각을 상당 부분 유지했고, 지친 기색도 아니었다. 1차전에서는 수비에서 실수를 연발한 KT가 경기 감각에서 밀리며 5-9로 완패했고, 2차전에선 KT가 점차 경기 감각을 찾아가며 경기 후반 2-3으로 따라갔지만 전세를 뒤엎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인 한국시리즈에선 흐름이 달랐다. 준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조금 더 지친 상대를 만나는 경우가 많았던 한국시리즈 선착 팀은 플레이오프 선착 팀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냈다.
가령, 한 팀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르려면 4선발 로테이션이 적어도 두 번을 돌아야 한다. 실제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32번 중 27번으로 우승 확률이 84.4%에 이른다. 정규시즌 2위 팀의 플레이오프 통과 확률과 차이가 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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