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홍준표 ‘징계 취소’···혁신위 1호 안건 의결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하기로 2일 의결했다. 당 혁신위원회가 당내 통합 차원에서 1호 안건으로 제안한 징계 취소 안건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홍 시장 등은 징계 취소에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이날 회의에서 의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당 최고위는 혁신위의 당 통합을 위한 화합 제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키로 했다”며 “오늘 징계 처분 취소가 의결된 대상자들은 이 전 대표, 홍 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철근 (전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이라고 전했다.
당은 화합을 강조했지만 정작 징계 취소 당사자들은 불만을 표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과하지욕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며 “오늘이 영원한 줄 알지만 메뚜기 톡톡 튀어야 한철인 줄 모르고, 하루살이는 내일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당 주류를 겨냥했다. 과하지욕은 남의 다리 아래로 기어가는 치욕을 뜻하는 고사성어로, 중국 고전 <초한지> 속 명장 한신의 일화에서 나왔다. 젊은 시절 수치심을 견딘 한신은 훗날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워 제후가 됐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7월 수해 때 골프를 쳤다는 이유로 징계가 논의되자 SNS에 ‘과하지욕’을 적은 바 있다.
반발 목소리는 당 혁신위가 지난달 27일 이 전 대표, 홍 시장 등에 대한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내놓은 시점부터 나왔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 건의에 수용 방침을 밝혔지만, 이 전 대표는 “‘제발 사면 좀 받아줘’는 이제 그만 해라. 좀스럽고 민망하다”고 맞섰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SNS에서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사건으로 징계 받아 당 대표를 내놓은 이준석의 징계가 취소되었으면 당 대표를 복원시켜 주는 것이냐”며 최고위 의결에 반발했다. 안 의원은 “만약 그들(징계 대상자들)이 나가서 얻게 될 지지율로 인해 총선이 두려워 끌어안은 것이라면, 일부 국민들이 왜 그들을 지지하는지 그 뜻을 살펴 민심을 다시 회복하기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도”라며 “혁신위의 1번 과제는 건강한 당정관계 확립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 및 친윤계와의 갈등 속에 성비위 의혹 관련 증거인멸교사 건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후 같은 해 10월 윤 대통령 등을 향해 ‘양두구육’ 등 발언을 한 이유로 추가 징계를 받아 당원권 정지 기간이 1년 더 늘어 내년 1월 초 징계가 끝난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 시절 당대표 정무실장으로 이 전 대표 사건 관련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홍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 김 전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등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징계 취소 의결 전인 지난달 30일 당에 최고위원직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월 말쯤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치를 방침이다. 당은 이날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렸다. 위원장은 3선 김도읍 의원, 간사는 배준영 전략기획부총장이며 함경우 조직부총장, 송석준 의원, 함인경 변호사가 위원으로 합류한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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