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폭등 의식했나…美 정부 국채 발행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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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국채 발행 '속도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최근 장기국채금리 폭등을 의식한듯 장기물보다 단기물 발행을 시장 예상보다 더 늘리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장기국채금리는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재무부가 장기물 발행을 대폭 늘릴 경우 공급 부담에 금리가 추가 급등(가격 추가 급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런데 재무부는 이날 장기물 국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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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담 따른 금리 공포에 긴장한 월가 '반색'
다만 계속 '점진적으로' 확대할지 여부는 미지수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뉴욕=김상윤 특파원]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발행 ‘속도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최근 장기국채금리 폭등을 의식한듯 장기물보다 단기물 발행을 시장 예상보다 더 늘리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장기국채금리는 급락했다. 다만 추후 경기 침체론이 불거지면 다시 돈 풀기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해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재무부는 오는 15일(현지시간) 만기가 도래하는 1022억달러 채권 상환을 위해 다음주 1120억달러 국채를 입찰에 부쳐 90억달러 이상의 추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지난 분기(1030억달러)보다 소폭 늘어난 규모다. 월가의 추정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월가가 재무부의 이번 분기(2023년 11월~2024년 1월) 국채 발행 계획 발표를 주목한 것은 장기금리 흐름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재무부가 장기물 발행을 대폭 늘릴 경우 공급 부담에 금리가 추가 급등(가격 추가 급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런데 재무부는 이날 장기물 국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입찰은 오는 7일 3년 만기 480억달러로 시작해, 10년 만기 400억달러(8일), 30년 만기 240억달러(9일) 등 세 번에 나눠 진행한다. 10년물 발행 증가 규모는 전기 30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30년물 발행 증가 규모는 20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각각 줄었다. 20년물의 경우 기존과 같다. 재무부는 “국채 입찰 규모를 예상 차입 수요와 일치시키는 쪽으로 상당히 진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도이체뱅크의 스티븐 젱 전략가는 “재무부가 10년물, 20년물, 30년물 발행 속도를 늦출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딜러들 대부분은 지난 분기 증가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재무부는 다소 적게 발표했다”고 했다. 최근 미국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 역시 이를 신경 쓰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무부는 그 대신 단기물 공급은 늘리기로 했다. 재무부는 “단기재정증권(T-bill) 등 단기물을 더 많이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물 발행이 늘면 장기금리 급등 부담은 다소 줄어든다. 시장이 전체 채권 발행 규모가 얼마나 될 지에 더해 어떤 채권을 발행할 지에 더 주목했던 이유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환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713%까지 내렸다. 전거래일 대비 20bp(1bp=0.01%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20년물과 30년물 역시 큰 폭 하락했다.
그러나 재무부가 장기국채 발행을 이날 발표처럼 계속 ‘점진적’으로 늘려갈지는 미지수다. 장기적으로 재정을 투입할 곳이 워낙 많은 탓이다. 미국은 세계 패권전쟁에 따른 국방비 지출, 기후 변화에 따른 녹색 투자,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등 돈을 써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게다가 월가 일각에서 경기 침체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어, 이에 따른 지출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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