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설공단 수영장 또 유충 나오자 '쉬쉬'…은폐 의혹도 커져

창원실내수영장 전경. 창원시설공단 제공

창원시 산하기관인 창원시설공단 수영장에서 또다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공단 측은 이같이 사실을 숨기고 휴장을 했다가, 언론 보도 후에서야 사과하면서 은폐 논란이 나오고 있다.

창원실내수영장에서 유충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생물체가 발견된 것은 지난달 23일 오전이다.

공단은 이날 오전 수영장의 기계실 밸런스 탱크 누수와 수심조절판이 파손된 사실을 발견하고, 수조공급, 안전사고 등이 우려돼 당일 긴급 보수와 임시휴장을 결정했다. 이후, 수영장 입구에 안내문 게시, 문자메시지 전송과 홈페이지 안내 등으로 이용자들에게 휴장을 공지했다. 이후 시설물을 점검하던 중 유충으로 보이는 생물체를 발견했다는 설명이다.

공단 측은 발견된 소량의 생물체를 채집해 국립생물자원관에 보내 검사를 의뢰했다. 이어,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원인조사반, 수습처리반, 지원반을 꾸려 시설·수질환경 개선에 나섰다.

이틀 뒤인 25일 국립생물자원관이 발견된 생물체가 깔따구 유충이라고 통보했다. 공단은 이때도 유충 발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단 유충 발견으로 휴장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공단은 대외적으로 유충 발생 사실은 함구한 채로 내부에서 유충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만 이행했다. 여과재 소독과 같은 수처리 설비 개선, 수영장 내부 창호 및 출입구 정비 등 시설개선 조치에 이어, 수질환경 개선을 위한 수조 살균 소독, 배수구 특수방역을 마쳤다.

창원실내수영장 재개장 안내문. 창원시설공단 홈페이지 캡처

공단은 지난달 31일 유충 검사를 포함한 최종 시설물 안전점검을 실시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이날부터 재개장에 들어갔다. 홈페이지에 올린 재개장 안내문에도 "갑작스러운 휴장으로 불편을 끼쳐 사과드린다"면서도 '유충'에 대해서는 역시 전혀 언급이 없었다.

수영장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그제서야 공단은 창원실내수영장 긴급휴장을 공지하면서 유충 발견 사실을 누락한데 대해 시민들에 사과했다. 공단은 최초 발견된 생물체가 정확하게 확인이 되지 않았고, 시민의 안전과 불편 해소를 위한 시설환경 개선에 주력하다보니 시민들께 설명하는 시점을 놓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시민안전과 시설 결함을 보수하기 위해 휴장을 먼저 결정했지, 유충 발견에 따라 휴장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북면 감계복지센터 수영장 유충 발견 이후, 잇단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고 이행했는데도 유충이 또다시 발견된 사실도 충격이지만, 이를 숨기려 했다는데 더욱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창원실내수영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창원시의원에게 제보한 내용에는 김종해 창원시설공단 이사장이 유충 발견 사실을 은폐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그는 "23일 수영장에서 유충 발견 이후, 이같은 사실을 이사장에게 보고하자, 곧바로 긴급 휴장과 휴장 이유를 절대 비밀로 함구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25일 김 이사장이 유충 관련해 시장님에게 보고한 뒤, 시장님이 유충이 몇마리 되지 않아 다행이다. 조용히 잘 지나가게 하라고 했다"고 발언했다며 은폐 시도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에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중간에 유충 발생 사실이 확인됐으면 시민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던 것으로 본다"면서도 은폐 의혹과 관련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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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이상현 기자 hiros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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