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3'와 'VS', 익숙한 '슴슴한 맛'과 '매운 맛' 전쟁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11.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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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JTBC

이미 과포화 상태라는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에 두 편의 신규 오디션이 등장했다.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3')과 Mnet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이하 'VS')가 그 주인공이다. '싱어게인3'는 JTBC 오디션 서바이벌이 늘 그래왔듯 순하면서도 슴슴한 매력을 자랑한다. 반대로 'VS'는 Mnet식 서바이벌의 재미 요소를 매시업 해 톡톡 튀는 자극을 준다. 쉽게 예상했던 익숙한 맛이지만 그렇다고 질리지는 않다. 확연히 대비되는 두 프로그램의 특성상 서로의 개성이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싱어게인3'는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2020년과 2021년 방송됐던 '싱어게인' 1·2는 이무진, 이승윤, 김기태, 김소연 등 다양한 스타를 발굴하며 호평을 받았다. 

'싱어게인' 시리즈가 호평을 받고 다양한 스타를 배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착한' 서바이벌이었기 때문이다. '싱어게인'은 이름이 아닌 번호 시스템을 도입해 온전히 노래로만 참가자를 평가할 수 있게 했다. 또 참가자들의 갈등을 부각해 자극적인 요소를 내보내는 '악마의 편집'을 지양했다. 

이같은 기조는 '싱어게인'뿐만 아니라 '피크타임', '알유넥스트' 등 JTBC에서 제작한 서바이벌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JTBC 서바이벌을 두고 '착하기만 한 심심한 서바이벌'이라는 비판이 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싱어게인3'는 묵묵히 '착한 서바이벌'의 길을 따라갔다. 임재범, 윤종신, 백지영, 코드 쿤스트 등 새롭게 합류한 심사위원들 역시 참가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런 심사위원들의 평을 듣는 시청자들 역시 자연스레 감정을 이입하고 다른 무엇보다 노래에 집중하게 된다. 

/사진=Mnet

'싱어게인3'보다 앞선 지난달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VS'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VS'는 전국 각지의 노래방 고수들이 우승 상금 1억 원을 두고 대결을 펼치는 형식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노래방이라는 익숙한 장소에 서바이벌을 접목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의도다. 얼핏 봐서는 서바이벌 열풍을 불러일으킨 '슈퍼스타K'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한편으로는 11시즌 지속되며 대한민국 최장수 서바이벌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쇼미더머니' 시리즈도 떠오르게 한다. 'VS'는 각각의 프로그램이 가진 극적인 요소를 곳곳에 배치에 매력을 극대화했다. 

'VS'는 장르와 세대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매력을 가진 참가자들이 등장했다.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기 위해 강한 캐릭터로 무장한 참가자들이 즐비했고, 'VS'는 이를 여과없이 내보냈다. 오히려 '00좌' 등의 밈적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참가자도 있지만, 개성넘치는 참가자들에게도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모습은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넓은 공간에서 서 있는 참가자들 사이를 심사위원이 지나가며 평가하는 시스템은 '쇼미더머니'의 그것과 판박이다. 합격 목걸이를 건네줬던 '쇼미더머니'와 달리 'VS'는 예약·취소로 당락을 결정하는 정도가 차이점이다. 모든 심사위원 앞에서 무대를 펼치다가 일정 수 이상의 취소 버튼이 눌리면 돌아가는 미러볼 역시 '쇼미더머니'의 불구덩이와 흡사하다. 

심사위원들의 태도 역시 차이가 있다. 물론, 용기를 내 도전장을 내민 참가자들을 존중하는 태도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VS'가 방송되는 곳이 바로 Mnet이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예능적인 모먼트를 의식한 반응과 발언이 등장한다. 순간 순간 웃음을 주는 장면이 있다보니 역으로 우승후보로 떠오르는 참가자들의 노래와 서사가 더욱 돋보이는 효과가 있다. 

슴슴한 맛의 '싱어게인3'와 강한 자극의 'VS'가 주는 공통점이 있다면 눈길을 끄는 참가자들의 실력이다. '싱어게인3'는 참가자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며 느리지만 단단하게 감정을 몰입시킨다면 'VS'는 예능적인 장면과 진지한 장면을 교차해 보여주며 순간순간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두 프로그램이 가진 매력이 뚜렷하기 때문에 서로를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각자의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제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싱어게인3'와 'VS'가 앞으로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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