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ㆍ혁신기업] 재미·가치를 동시에… 실력으로 불황에 맞선 K-스타트업 `수박`

윤선영 2023. 11. 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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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모바일 게임 '비오비' 개발자 최진영 대표
적극적 상호 작용 가능한 점에서 다른 콘텐츠들과 차별성 갖고 있어
게임 즐기며 지식 습득, 공공 이익 등 다양한 사회적 효과 만들어내
게임 콘텐츠 활용해 사회 선한 영향력 전달하는 목표 나아가고 싶어
최진영 수박(SOOBAK) 대표가 이노베이션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 새롬관에서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노베이션아카데미 제공
기능성 모바일 게임 '비오비(BOB)'. 수박 제공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가치를 게임을 통해서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어요.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요."

불황에도 아이디어와 실력을 가진 이들은 창업에 도전한다. 기능성 모바일 게임 '비오비(BOB·Basis of Bitwise)'를 개발해 창업에 도전장을 내민 최진영 수박(SOOBAK) 대표(사진)는 최근 디지털타임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게임은 적극적인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콘텐츠들과 차별성을 갖고 있다"며 "이 점을 활용해 사람들에게 즐거움뿐 아니라 유익한 가치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우수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목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협력해 설립한 교육기관인 이노베이션아카데미의 42서울 교육생 출신이다. 42서울 공통과정에서 만난 최 대표와 이정빈 기술 총괄, 안세현 운영·마케팅 총괄 세 사람이 팀을 꾸려 올해 재단에서 처음 추진한 학업성취도 향상 부트캠프에 참가, 보상 시스템을 통한 동기부여 매커니즘 기능을 탑재한 기능성 게임 'BOB'를 출시했다.

기능성 게임은 기존 게임이 지닌 재미 요소에 교육, 학습, 훈련, 치료, 사회적 문제 해결 등 특별한 목적을 접목한 형태를 말한다. 한 마디로 게임을 즐기며 지식의 습득, 공공의 이익 등 다양한 사회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기능성 게임은 지나치게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정작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잃어버린 경우가 많았다는 게 최 대표의 지적이다. 'BOB'는 바로 여기에 문제의식을 두고 탄생했다. 재미 요소를 잃지 않은 기능성 게임을 만드는 것. 그게 바로 'BOB'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다.

'BOB'는 컴퓨터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인 비트연산을 활용한 두뇌 활동 퍼즐 게임이다. 빠른 연산 실력을 필요로 하는 '스피드 모드'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최적의 답을 찾아내야 하는 '퍼즐 모드' 등 두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유저는 낯선 비트연산자가 적힌 버튼들을 직접 눌러보며 각 연산자들의 역할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이를 활용한 게임을 즐기면서 비트 연산에 친숙해질 수 있다.

최 대표는 "지금 당장은 화면에 나오는 지식이 무엇인지 몰라도 사실 유저들은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BOB'를 개발할 때 게임 본연의 재미에 집중하다 보면 수학적 내용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로 인해 실제 주위에서도 전공자가 아니거나 비트연산을 모르는데도 게임 랭킹은 높은 경우가 종종 있다"며 "여기에 일방향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유저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도 'BOB'를 개발하면서 고민한 부분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 결과 수박팀은 'BOB'로 지난달 이노베이션아카데미 성과 공유 컨퍼런스에서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차지했다.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전 세계에서 다운로드 또한 이어졌다. 앱 마켓 등록 후 한 달여의 기간 동안 한국 300여명, 인도 400여명, 미국 200여명 등 총 1000여명의 유저들이 유의미한 플레이 시간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왜 인도와 미국에서 참여도가 높은 유저들이 생겼는지 의문이었는데 생각해 보니 세계에서 소위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불리는 나라들이더라"며 "작지만 인앱 구매와 광고 수익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BOB'는 퍼즐모드 스테이지 추가와 멀티플레이 신규 모드 도입, 디자인 업데이트 등을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앞으로도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는 일을 지속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그 과정에서 학습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게임으로 풀어내는 한편 유아, 청소년을 넘어 특정 집단에 국한하지 않고 모두에게 유익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월 학업성취도 향상 부트캠프 참여 팀명인 'SOOBAK'으로 개인 사업자 등록도 냈다. 최 대표는 "이번 'BOB'에 보내주신 관심 덕분에 소프트웨어 학습과 관련한 게임을 새롭게 기획 중"이라며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최 대표는 "적응, 도전과 보상, 실패와 반복, 빠른 피드백 등의 게임 요소는 모두 훌륭한 학습의 도구"라면서 "'BOB' 기획 단계에서 '게임을 통해 좋은 가치를 전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는데 부트캠프 과기정통부 장관상 수상으로 목표했던 성과를 달성한 것 같아 뿌듯하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업성취도 향상 부트캠프는 이노베이션아카데미의 정규 과정인 42서울 교육생들이 학업 성취도 향상을 위한 사업화(창업) 역량 강화, 아이템 점검, 사업 구체화, 프로덕트 개발, 프라이빗 IR(기업활동) 등을 경험하는 과정으로 올해 처음 시행했다. 이노베이션아카데미는 42서울 교육과 함께 부트캠프,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해커톤, 개발자 커뮤니티 등의 프로그램을 토대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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