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실점' 잘하고도 아쉬웠던 안현범 "VAR이 너무 생각났지만..."[전주톡톡]

고성환 2023. 11. 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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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북 현대 제공.

[OSEN=전주, 고성환 기자] 석연찮은 심판 판정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국가대표 수비수 안현범(29, 전북 현대)이 끝내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전북 현대는 1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4강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1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제 전북은 오는 4일 포항 스틸러스와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결승전은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다. 전북이 결승에서도 승리한다면 통산 6번째 우승을 거두면서 수원 삼성(5회)을 제치고 FA컵 최다 우승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날 전북의 승리엔 안현범의 공이 컸다. 그는 전북이 만들어 낸 두 골에 모두 관여했다. 선제골 장면에선 박재용을 향한 날카로운 전진 패스로, 추가골 장면에서도 박재용에게 정확한 패스를 건네며 기점 역할을 했다. 

다만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안현범은 전반 39분 수비 지역에서 정동윤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공을 뺏겼고, 이게 동점골 실점의 빌미가 됐다. 하지만 느린 장면으로 봤을 땐 공이 아니라 다리를 걷어찬 반칙성 플레이었기에 비디오 판독(VAR)이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었다.

[사진] 전북 현대 제공.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안현범은 "의도한 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고 생각한다. 다만 실점하고 나서 흔들렸다. 심판 판정을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가 느끼기엔 정말 반칙 같았다. 웬만해선 그렇게 넘어지기 쉽지 않은데 다리를 걷어차여서 넘어졌다고 생각했다. 공이 내 앞에 있는 걸 봤는데 공을 찼다고 하니까 멘탈이 흔들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잘 풀리던 경기가 갑자기 인천 쪽으로 흐름이 넘어갔다. 그래서 후반에 '그래. 이런 모든 상황을 이겨내야 진짜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 된다'라고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그게 결과적으로 두 번째 골로 잘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는 오늘 내 할 몫을 정말 열심히 최대한 하고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VAR의 중요성이 크게 느껴지는 경기였다. 인천 역시 후반 35분 권한진이 박스 안에서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주장해 봤지만, VAR이 없었기에 그대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안현범은 "솔직히 나는 당연히 반칙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내가 선수로서 느낀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니까 VAR이 너무 생각났다. 그러자 텐션들이 갑자기 떨어지고 불안하기 시작했다. 동료들과 감독님은 시합에 집중하다 보니까 내가 그냥 뺏긴 걸로만 생각할 것 같아서 너무 싫었다. 억울했지만 어쩌겠는가. 결과를 뒤집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뛰었다"라고 밝혔다.

[사진] 전북 현대 제공.

안현범은 최근 저돌적인 돌파와 공격 가담으로 득점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동료들과 호흡이 확실히 좋아진 모습. 그는 "선수들과 믿음도 생겼고, 호흡도 잘 맞고 있다. 무엇보다 내가 공을 잡았을 때 주위 선수들이 공을 받고 싶어서 먼저 움직이는 부분이 정말 좋아졌다. 그런 부분들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우연치 않게 어시스트를 당하기도 한다"라며 웃었다.

또한 안현범은 "오늘도 (박)재용이에게 연결했던 패스 두 번이 모두 골로 연결됐다. 팀에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정말 잘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훈련도 훈련이고 일단 선수들이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계속 경기를 이기다 보니까 자신감이 올라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북은 최근 공식전 5경기 무패 행진(4승 1무)을 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안현범은 "(홍)정호 형을 비롯해서 (한)교원이 형, (최)철순이 형, (김)진수 형 같은 고참 형들이 팀을 다시 잘 가다듬고 있다. 솔선수범해서 팀을 이끌다 보니 후배들이 잘 따라가고 있다. 그러면서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안현범은 개인 첫 FA컵 우승을 꿈꾼다. 포항과 결승전만 남았지만, 최근 강행군을 소화한 만큼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다. 그는 "FA컵 우승을 해보지 못했는데 전북에 와서 좋은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내일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 왼쪽 햄스트링 쪽을 검사해 봐야 한다"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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