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나한테 와라" 끝내기 상황에 몸던진 제2의 김하성, 남다른 배포의 무실책 국대 유격수, '해태 왕조' 소환

이종서 2023. 11. 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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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드로 잡으면 주자가 살 거 같아서."

김주원(21·NC 다이노스)의 수비 하나가 NC 다이노스를 구했다.

김주원은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를 먼저 경험하다 오니까 나도 모르게 여유가 생긴 거 같다. 중요한 경기니 매 순간 집중해서 하다보니 이렇게 실수 없이 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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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2차전, 9회말 2사 만루 NC 유격수 김주원이 KT 오윤석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경기를 끝낸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1/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2차전, 9회말 2사 만루 NC 유격수 김주원이 KT 오윤석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1/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2차전, 9회말 2사 만루 NC 유격수 김주원이 KT 오윤석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1/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2차전, 9회말 2사 만루 NC 유격수 김주원이 KT 오윤석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1/

[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바운드로 잡으면 주자가 살 거 같아서…."

김주원(21·NC 다이노스)의 수비 하나가 NC 다이노스를 구했다.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바꿀 결정적 수비였다.

지난달 31일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는 3-2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KT 오윤석이 2B 1S에서 친 타구가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날아갔다.

빠진다면 동점은 물론 끝내기가 될 수 있는 타구. 유격수 김주원이 몸을 날렸고, 공은 김주원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KT가 비디오판독을 했지만, 김주원의 호수비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으로 남았다.

NC는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잡으면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진행된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거둔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확률은 88.2%(총 17회 중 15회)다.

아울러 NC는 2020년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이번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렸다. 1987~1988년 해태 타이거즈가 달성한 역대 포스트시즌 연승 최다 타이기록이다.

기싸움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김주원의 호수비는 시리즈 분위기를 가지고 오기에 충분했다.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2차전. 경기에서 승리한 NC 강인권 감독과 김주원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31/

승장과 패장의 희비는 명확하게 갈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강인권 NC 감독은 "진정이 안 된다"라며 "맞는 순간 안타인 줄 알았다. 수비 위치 선정도 그렇고 수비 타이밍도 좋았다 형들이 어려움을 만들었는데 막내 김주원이 승리를 만들었다"고 활짝 웃었다.

선발투수로 나와 6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2차전 데일리 MVP를 받은 신민혁도 "역시 우리 (김)주원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2차전. 3회말 1사 신민혁이 호수비를 보여준 김주원을 향해 엄지를 들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31/

찰나의 순간. 김주원은 빠른 판단을 했다. 그는 "이건 무조건 노바운드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거 생각 안하고 그냥 공에 집중했다"라며 "바운드로 잡으면 주자가 살 거 같아서 과감하게 다이빙을 해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위기 상황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이겨서 좋다"고 말했다.

만루 끝내기 위기. 자칫 실수가 나오면 '역적'이 될 수 있던 상황. 김주원은 "공이 나한테 와서 내가 처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남다른 배짱도 보였다. 그는 이어 "땅볼을 생각했는데 기분 좋다"고 했다.

이날 김주원은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만점 활약을 했다. 2-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3루타를 치면서 득점까지 성공했다. 김주원은 "그전까지 팀 타석에서 도움이 못 된 거 같아 마음이 쓰였는데, 3루타 치고 마음이 놓였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김주원. 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경험은 포스트시즌 활약으로 이어졌다. 정규시즌 30개의 실책을 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실책이 없다. 김주원은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를 먼저 경험하다 오니까 나도 모르게 여유가 생긴 거 같다. 중요한 경기니 매 순간 집중해서 하다보니 이렇게 실수 없이 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김주원은 "이제 1승 남긴 했는데, KT가 쉬운 상대가 아니니 끝까지 방심하지 않겠다.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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