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장기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 여건 긴축”

유희곤 기자 2023. 11. 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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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 워싱턴 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한 후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한때 연 5%를 넘어선 미 국채 10년물 등 장기 채권의 금리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고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고 말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지난 9월과 비슷했으나 경제활동 속도를 “견고한”에서 “강한”으로 수정했고 “더 긴축적인 금융환경이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장기채권 수익률(이자율)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며 “금융 여건의 지속적인 변화는 통화정책 전달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는 가계와 기업의 타이트한(여유가 없는) 신용 여건만을 언급했는데 이번에는 금융 여건도 추가해 (고금리가)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언급했다”면서 “성명서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지만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인 문구로 수정하면서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금융 여건이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끝낼 만큼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 “정확히 맞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회의에 대해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한두 번 동결하면 다시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면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과 내년 이후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도 “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2%까지 안정되는지 집중하고, (금리) 인상 여부는 12월에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기존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긴축을 지속해야 한다는 측면을 주로 강조했는데 이번에는 지나치게 제약적인 금융환경으로 인한 경기둔화를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면서 “연준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이 연말까지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여지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21.71포인트(0.67%) 상승한 3만3274.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4.06포인트(1.05%) 오른 4237.86, 나스닥지수는 210.23포인트(1.64%) 오른 1만3061.47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19%포인트 하락한 연 4.73%를 기록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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