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자발리야 난민촌 이틀 연속 공습···“이틀간 사상자 1000명 넘어”
사망 195명·실종 120명·부상 777명 집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최대 난민촌에 이틀 연속 공습을 가해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민간인 거주지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난민촌 공습을 일제히 비판했지만, 이스라엘군은 악화되는 여론에도 아랑곳 않고 또 다시 공격을 감행했다. 이틀간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는 1000명에 육박한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다.
1일(현지시간) 알자지라와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북부 가자시티 외곽의 자발리야 난민촌에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공습을 가해 수십여명이 숨졌다.
난민촌 인근 인도네시아병원장인 아테프 알 카루트는 이 공습 이후 최소 80구의 시신이 병원에 도착했으며, 무너진 건물 잔해에 더 많은 희생자가 매몰돼 있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수백여명이 다쳤고, 이들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말했다. 현지 구조대원에 따르면 일가족이 몰살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난민촌에서 발생한 폭발이 자국군의 공습에 따른 것이라고 확인하며 “이 공습으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제거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날에도 자발리야 난민촌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지난달 27일 지상전 개시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틀간 이어진 공습으로 자발리야에서 최소 195명이 사망했으며, 120여명은 실종 상태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777명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고위급을 제거하기 위해 난민촌 공습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마스 측은 공습 당시 난민촌에 하마스 지휘관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자발리야 난민촌은 1.4㎢의 비좁은 지역에 11만6000여명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 내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집과 땅을 잃고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들과 후손들이 모여 살고 있으며, 가자지구 내 8개 난민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난민촌 공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인구가 밀집한 난민촌 주거지역에 대한 공습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발생했다”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여성과 아동 등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는 행위를 포함해 공격이 격화하고 있는 것에 경악했으며, 민간인 살해에 대해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난민촌 공습에 따른 민간인 사상자 수와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이는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불균형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경악스럽다”며 “민간인의 안전과 보호는 도덕적인 의무일 뿐만 아니라 법적 의무”라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도 “이번 공습은 전쟁이 끔찍한 국면에 접어들면서 더 끔찍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겪는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닥친 최근의 가장 잔혹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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