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뜬다는데" K스타트업은 잠잠…이유는 '이것'
국내 스타트업 중 기후테크 비율 4.9%에 그쳐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기후테크' 관련 사업이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국내 스타트업 중 기후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5%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관련 규제를 관리·개선하는 등 사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아산나눔재단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 및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연구한 '2023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후테크란 '기후'와 '기술'의 합성어로, 탄소배출 감축과 기후위기 극복에 기여하는 모든 혁신 기술을 뜻한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중 기후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 기후테크 투자 규모를 비교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국과 한국은 7.5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규제 측면에서도 글로벌 탑 100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34%는 규제로 인해 사업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성화와 성장을 위한 환경 조성의 방안으로 ▲기후테크 산업의 수요·공급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도입 ▲투자 불확실성 완화를 위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특화 투자유치 기반을 위한 정책 설계 ▲기후테크 관련 규제 관리·수립·개선 구조 체계 변경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기후테크의 공공재적 특성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수요 또는 공급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EU, 중국, 인도, 일본 등 일찍부터 기후테크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주요 선진국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기후테크 관련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보조금 체계를 활용해 기후테크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국은 기후테크 주요 산업별로 구체적 지원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클린테크, 카본테크, 에코테크, 푸드테크, 지오테크 등 5대 기후테크 영역별 수요·공급 현황을 분석하고 인센티브 체계 구축안을 제시했다.
'클린테크' 영역에서는 대표적인 기술인 재생에너지의 공급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재생에너지 공급자에게 보조금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해 재생에너지 공급 계획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에코테크'에 해당하는 폐기물·재활용 분야는 대표적인 국가 허가산업으로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혁신적인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관련 신기술과 서비스를 이끄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순환경제가 국내에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 한다고 제언했다.
'카본테크'의 일환인 친환경 모빌리티에 있어서는 국내 전기차 수요자의 부담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보조금 정책 개선을 추진해야 하고, 미국·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과 비교했을 때 성장이 느린 '푸드테크'의 대체육 시장에 대해서는 기술력의 문제보다는 국내 소비자의 인식 전환 지원을 통해 산업을 장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오테크'에 해당하는 위성·AI·데이터 기업의 경우 탄소를 적극적으로 감축하는 수요자를 대상으로 보조금 또는 인센티브와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 수요자의 시장 참여를 확대시켜 지오테크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규제 의존도가 높은 기후테크 산업 특성을 고려했을 때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 기후테크 시장에서 스타트업들이 혁신적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적기에 수립, 개선,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보고서는 규제 관리를 위한 컨트롤타워의 설정, 규제 수립을 위한 관리 프레임워크 마련, 규제 개선을 위한 민관 합동 얼라이언스 구축과 관련한 정부 역할을 촉구했다.
한편 기술 실증 기회가 많지 않은 기후테크는 투자사가 직면하는 불확실성이 높고, 산업 형성 초기 단계인 현재로서는 충분한 실적·신용을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아 투자 유치가 다른 산업에 비해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보고서는 정부의 기술 실증 지원과 기후테크 관련 공공조달 규모 확대를 통해 투자 유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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