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순현금 33조원 줄었다"…반도체 회복 '절실'

동효정 기자 2023. 11.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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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순현금 보유액이 크게 줄고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반도체(DS)부문 적자 장기화에도 경쟁사와 달리 투자를 계속하면서 삼성전자 현금 보유액은 33조3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자회사와 해외법인 등에서 차입과 배당을 단행하고 있는만큼 재무 안정을 위해 반도체(DS) 부문의 실적 회복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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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업 부진 장기화 속 '역대급 투자' 영향
"내년 2분기 감산 종료시 업황 악화 가능성↑"
[서울=뉴시스] 연도별 삼성전자 순현금 추이. (사진=하이투자증권) 2023.1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의 순현금 보유액이 크게 줄고 있다. 반도체(DS) 사업 투자에 따른 것이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사업의 적자가 장기화하면 현금 유동성이 안정적인 수준을 벗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7월~9월)기준 삼성전자의 순현금 보유액은 83조5000억원으로 지난 10년 넘게 연평균 7~8조원씩 늘다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1년간 반도체(DS)부문 적자 장기화에도 경쟁사와 달리 투자를 계속하면서 삼성전자 현금 보유액은 33조3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HBM(고대역메모리) 관련 설비와 첨단 패키징 후공정에 선제 투자해 고객사 확보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펼쳤지만 수익성 다각화가 지연되면서 순현금 보유액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자회사와 해외법인 등에서 차입과 배당을 단행하고 있는만큼 재무 안정을 위해 반도체(DS) 부문의 실적 회복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노광장비 기업인 ASML 지분을 추가로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ASML 외에도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 주식 238만 주(0.1%), 국내 종합 장비 회사 에스에프에이(SFA) 154만 4000주도 처분했다. 이를 통해 15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단기금융상품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작년 말 단기금융상품 보유 금액은 65조102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7조180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5% 급감한 데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악화로 파운드리 투자금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에도 나섰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강력한 순현금을 바탕으로 지난해 의도적 과잉 공급 전략을 썼지만 경쟁사들이 쉽사리 퇴장하지 않았다"며 "이후 감산으로 전략을 선회했지만 메모리 업황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효율적 투자 속도조절 및 수익성 중심 영업 등 메모리 업황 개선 가속화 요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첨단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을 올해보다 2.5배 늘린다. 경기 평택캠퍼스와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설비도 고도화하기 위해 올해도 시설투자에만 역대 최대인 53조7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이같은 투자 활동으로 대부분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적자 폭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각에서는 수익성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반도체 업황이 다시 악화할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메모리 시황이 단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면 기업들이 감산을 원복해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고 OECD 경기선행지수로 비춰볼 때 경기 회복이 더딘만큼 반도체 시장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을 끝낸다면 하반기 D램 생산 증가율(전년 대비)은 10%에 이를 것"이 "2년 연속 감산을 지속하면 천문학적인 감가상각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업황이 개선될수록 업체들은 감산 중단 유혹을 크게 느낄 것이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경기선행지표들 역시 조만간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 업황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들린다.

송 연구원은 "독일 분데스방크 세계 경기선행지수가 지난달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또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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