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처럼'…가락동 재건축 어디까지 왔나
미륭, 6일 입찰 마감…포스코이앤씨 등 4곳 관심
9510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등장 이후 더디게 진행되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들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에 돌입하며 '제2의 헬리오시티'를 향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락프라자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조합은 오는 4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에 나선다. 입찰에 나선 시공사는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2곳이다.
프라자 재건축은 가락동 199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4층, 12개동, 1068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5050억원(3.3㎡당 78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수주전은 GS건설이 인천 검단 아파트 부실 시공 사태 이후 첫 참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GS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시한 780만원보다 낮은 718만원의 공사비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가 아닌 일반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제안하면서 GS건설이 '해볼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주택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심의위원회가 입지와 자재,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디에이치'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며 "이곳에는 '힐스테이트'를 적용하는 게 더 적절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입주를 완료한 디에이치 단지는 모두 강남과 서초구에 있다.
미륭 '수주에 진심'인 포스코이앤씨?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에서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업지는 총 6곳이다. 조합 청산이 되지 않은 가락시영(헬리오시티)을 제외하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4곳(프라자, 미륭, 삼환, 극동)과 정비계획 수립 단계인 1곳(우성)이 있다.
프라자 다음으로 사업 속도가 빠른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6일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미륭 재건축은 가락동 138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0층, 9개동, 614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약 2238억원(3.3㎡당 740만원) 수준이다.
지난 9월 1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방건설 4곳이 참석했다.
이중 수주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포스코이앤씨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프라자 현장설명회도 참석했는데 당시 여의도 한양과 입찰 시점이 비슷해 포기했었다"며 "현재 미륭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입찰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관심이 있어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긴 했는데 경쟁 구도로 나가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입찰 마감 당일이 돼 봐야 알 것 같다"며 "현재 여의도 사업지에 주력하고 있긴 하다"고 말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업지가 많지 않아 대규모 단지가 아니라도 일단 수주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포스코이앤씨가 지역을 불문하고 두각을 보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프라자와 미륭 재건축은 각각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이뤄진다. 건설사가 시공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금조달, 미분양 위험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조합이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취하면 시공사를 빨리 선정할 수 있다"며 "시공사가 분양책임을 지는 만큼 업체 선정 등 사업진행에 대한 권리도 갖게 된다"고 했다.
삼환·극동·우성 재건축은 '안갯속'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2019년 4월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7월 조합원 총회 이후 8월 사업시행인가를 접수했다"며 "서울시 인가까지 4~5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 역시 2020년 6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조합 측은 "세대 수를 줄이는 정비계획 변경이 있어서 사업이 다소 지연됐다"며 "조합장이 해임되고 직무대행 체제라서 연내에 조합장 선임 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락우성1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의 경우 기본계획수립 단계에 그쳤다. 이처럼 다소 지지부진한 상황임에도 건설사들은 가락동 재건축 사업을 계속 살피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가락동처럼 재건축이 잇따라 진행되는 곳에서는 해당 단지의 사업성이 크지 않더라도 '선점 효과'를 노리고 수주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자사 브랜드가 입소문을 타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한다면 다른 사업지 수주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가락동 말고도 송파구에서 삼전동 우성4차, 송파2동 가락삼익 외 나머지는 사업 속도가 더딘 편"이라며 "가락동은 송파구에서도 변두리에 속하지만 강남3구인 만큼 건설사 입장에서 손 놓긴 아쉬운 현장"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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