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되는 일이 없네…수조원 쏟아부은 풍력발전 잇단 ‘계약파기’
금리 상승에 차입 비용 상승
오른 물가에 재료비·물류비 상승
바이든, 2030년까지 30GW 공언
블룸버그 “절반 수준만 가능”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수십개의 해상 풍력발전소 건설이 계획되고 있지만, 모든 프로젝트에서 건설이 완료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 신재생 에너지기업 에이번그리드는 매사추세츠주, 코네티컷주와 각각 맺은 수조원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 건설계획을 파기했다. 에이번그리드는 위약금으로 매사추세츠에 4800만달러(약 652억원), 코네티컷에 1600만달러(약 217억원)를 지불했다.
세계 최대 해상 풍력업체로 꼽히는 덴마크 오르스테드는 뉴욕주와 맺은 해상 풍력 에너지 공급 계약을 파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르스테드는 프로젝트 진행을 중단하고 뉴욕주에 에너지 가격을 인상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양측이 제시한 인상폭에 차이가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수백억원대 위약금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계약을 파기하는 이유는 사업을 그대로 진행했을 때 예상되는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해상 풍력발전 업체들의 ‘균등화 발전 비용(LCOE)’은 2021년 Wh(와트시)당 77.3달러에서 올해 114.2달러로 약 50% 늘었다. LCOE는 발전 설비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고려해 산출하는 전력 단위당 단가다. 2021년 전후 프로젝트에 계약한 업체들이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의미다.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이다. 해상 풍력발전 업체들은 건설자금을 금융기관에서 빌려오는데, 지난해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 에이번그리드와 오르스테드는 주정부들과 각각 2020년, 2019년에 계약을 했는데 당시 금리는 2% 수준이었다. 지금은 5% 이상으로, 업체들의 이자 부담이 2배 이상 커졌다.
재료비, 물류비, 인건비도 모두 올랐다. 블룸버그는 “미국 해상 풍력 산업은 비용 상승의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 대책으로 2030년까지 30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 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블룸버그는 계약 파기 등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30년에는 목표의 절반 수준인 16.4GW 규모의 시설이 완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내무부는 31일 버지니아주 연안에 176개 풍력발전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프로젝트 계획을 승인했다. 계획대로 건설되면 미국 최대 규모 풍력발전 단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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