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 해야죠" 46억 보상선수 신화, 주전 유격수 꿰차라…'입대' 1차지명 공백 지울까

김민경 기자 2023. 11. 2.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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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박준영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박준영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죽어라 해야죠."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준영(26)은 다음 시즌 화려하게 날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두산은 다음 시즌을 구상하면서 박준영의 제1 포지션을 유격수로 정했다. 두산은 현재 베테랑 3루수 허경민-유격수 김재호의 뒤를 이을 내야수 발굴에 어려움을 겪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준영이 다음 시즌 허경민과 김재호의 뒤를 이을 세대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두산의 고민을 꽤 해소할 수 있다.

박준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포수 박세혁(4년 46억원)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이 지명할 당시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하고 있어 개막부터 합류하진 못했지만, 올해 7월부터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보상선수 성공 신화 대열에 합류했다. 51경기에서 장타율 0.417을 기록하며 일발 장타력을 증명했다. 안타 29개 가운데 홈런은 4개, 2루타는 8개, 3루타는 2개였다. 승부처에서 한번씩 큰 타구를 날려주니 두산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건 당연했다. 시즌 타율(0.228)보다 높은 득점권 타율(0.310)을 봐도 승부처에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다.

이제는 주전 유격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증명하는 일이 남았다. 박준영은 올해 허경민과 김재호가 휴식이 필요할 때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갔고, 시즌 막바지에는 잠깐 2루수도 옵션에 추가했다. 올해는 유틸리티 능력에 중점을 뒀다면, 내년에는 포지션 하나를 확실히 꿰차는 게 더 중요하다. 현재 두산은 김재호를 대체할 차기 유격수 찾기가 급선무다. 김재호가 선수 생명 연장을 고민해야 하는 베테랑이 된 시점에서도 차기 주전 유격수가 나오지 않은 건 분명 구단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다. '포스트 김재호'로 기대를 모았던 2021년 1차지명 유격수 안재석이 올 시즌 뒤 현역 입대를 결정하면서 대체자 찾기가 더 시급해졌다. 박준영이 안재석의 공백을 채워준다면 내야 세대교체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조성환 두산 수비코치는 1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결국에 누군가는 김재호 선배를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김재호도 마음 편히 은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호한테 '네가 우리 후배한테 물려줘도 좋겠다 싶을 시점이 오면 그때 은퇴를 생각해봐도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날이 빨리 오는 게 좋은 건지, 늦게 오는 게 좋은 건지 모르겠으나 선수들이 확실히 자기 자리로 만들려는 각오를 다졌으면 좋겠다"고 먼저 이야기했다.

이어 "박준영은 유격수로 써야 한다. 유격수보다 3루수를 더 잘하긴 하는데, 팀 사정을 봤을 때는 박준영이 유격수로 성장해 주는 게 베스트다. 허경민이 3루에 있으니까. 베스트는 박준영이 유격수 자리를 잡아주면 좋다. 준영이가 생각보다 시야가 좋고 순간 판단력도 좋다. 공도 잘 던지고, 포구할 때 정확히 잡지 못해도 공을 멀리 흘리지 않는다. 큰 실수가 잘 없다. 꽤 안정적인 내야수다. 감독님께서도 박준영이 포지션 하나를 맡으면 좋겠다 생각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박준영 ⓒ 이천, 김민경 기자
▲ 박준영(왼쪽) ⓒ 두산 베어스

박준영은 포지션과 관련해 "솔직히 편한 건 3루수다. 유격수와 3루수는 수비 스타일이 할 때마다 달라지다 보니까 어려움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면 어려움은 사라질 것이다. 어디가 편한가를 생각하기보다는, 어느 포지션이든 같이 할 수 있게 만들어 놓는 게 우선인 것 같다. 1루수를 뺀 내야 3곳은 준비할 것이다. 한 포지션만 하면 좋지만, 나한테 플러스 요인이라면 힘들어도 해내는 게 좋은 방향"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올 한해는 수비에 자신감이 붙은 것만으로 만족했다. 박준영은 수술 여파로 비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시즌 도중 늘 "준비가 부족했다"고 했는데, 그에 비해 수비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NC 시절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준영은 "타격은 그냥 그런데, NC에 있을 때는 잔실수가 많고 실책이 많았다. 올해는 수비를 가끔씩 나가더라도 불안한 건 없더라. 그것도 부상 당하고 2군에 있을 때 수비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잘 준비했던 게 결과로 나온 것 같다. 수비적으로 플러스가 된 것 같다. 어려운 타구를 계속 처리하다 보니까 나 스스로 여유가 조금 생겼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올 시즌 박준영의 플레이를 지켜보고는 "물건이다"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시즌을 준비하고 맞이할 내년에 더 큰 기대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박준영, 박지훈 등 올해 시즌 도중 1군에 합류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내년에는 개막부터 두각을 나타내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길 바라고 있다.

박준영은 "감독님께서 내게 직접 말은 하지 않으시지만, 기대가 있다고 기사로 나도 봤다. 보답하고 싶어서 마무리캠프부터 많은 것을 해보려 한다. 죽어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수비 연습 100개 했으면 올해는 200~300개로 늘릴 것이다. 부상 때문에 못 한 것도 있으니까. 내년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운동을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2024년에는 개막부터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풀타임 시즌을 뛰는 기분 좋은 상상을 이어 갔다. 박준영은 "두산이라는 팀에서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늘 시즌 막판에 다쳐서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다는 가정 아래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싶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올해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자리에 있고 싶다. 올해 배우고 느낀 것도 많다. 그것들을 토대로 준비한다면, 나 스스로도 내년이 기대된다"고 답하며 활짝 웃었다.

▲ 두산 베어스 박준영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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