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미쳤다” 절로 나오는 요즘 현대차…정의선 승부수 통했다
3분기 영업익 8조…매분기 역대급 실적
로봇공학·항공모빌리티 등 신산업 투자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적을 공시한 현대차그룹 11개 상장사 전체 매출액은 104조5000억원에 달했다.
3분기 실적을 아직 발표 안 한 이노션을 제외한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현대비엔지스틸, 현대차증권, 현대로템의 실적을 합친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 상장사는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3분기 영업이익도 8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조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3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그룹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률은 8%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5조9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을 거둔 지난해(23조 7000억원) 수치를 이미 돌파했다. 역대 최고 연간 영업이익을 올해 3분기 만에 넘어선 것이다.
현대차그룹 실적 성장을 이끈 건 현대차·기아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3분기 합산 매출액은 66조5000억원으로 그룹 상장사 전체 매출 63%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그룹 상장사 내 비중은 80%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5년간 매출이 2017년 150조원에서 2022년 229조원으로, 영업이익이 5조2000억원에서 17조1000억원으로 각각 52.7%, 228.8% 증가했다.
‘고급 차’ 위주로 상품 판매 전략을 바꾸고 ‘제값 받기’ 등 꾸준한 체질 개선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환율 효과도 힘을 실었다.
세계 시장에서 달라진 현대차·기아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기반으로 경쟁사보다 현저히 낮은 미국 시장 인센티브 전략을 펼치며 ‘제값받기’에 성공한 것도 한 몫했다.
건설∙부품 등 주요 계열사도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각 사별로 추진한 신사업 강화, 판매선 다변화 등 사업 포트폴리오·밸류 체인 재정비 전략이 효과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사우디에서 6조5000억원 규모의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의 1~3분기 누적 해외 수주액은 1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6월 호주에서 1조 2000억원대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철도 사업 중 최대 규모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8월 폭스바겐과 핵심 전동화 부품 배터리시스템 공급 계약을 맺었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완성차 대상 부품 수출은 2017년 12억1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6억5000만달러로 3.8배 성장했다.
현대위아는 주요 글로벌 메이커들과 총 1조원을 웃도는 규모의 등속조인트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12월 스텔란티스 그룹과 약 7000억 규모의 변속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제철은 사우디 주아이마 유전의 천연가스 액체 공장 확장 공사 후판 공급 건을 수주해 올해 납품을 완료했다. 회사는 스텔란티스,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자동차 선사 중 최초로 전기차 맞춤형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등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응해 전기차 해상 운송 물량을 수주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21년에는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와 연간 5000억원 규모 전기차 해상운송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에는 또 다른 글로벌 메이커와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완성차 해상 운송 계약을 성사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 기업 무디스는 올해 초 현대차·기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Baa1인 신용등급이 A3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무디스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도 Baa1 등급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업계에선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들의 수익성과 재무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신용등급 상향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정의선 회장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이 미래투자를 확대하면서 앞으로의 성장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자율주행,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지속가능한 미래 기술 기반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늘어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미래 신사업 투자도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확보에 성공하며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 다양한 신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현재 실적도 좋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한층 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50만원까지 이자 7% 지급’…파격금리 파킹통장 나왔다 - 매일경제
- 스타벅스 전세계 매출 1위 찍었던 ‘이 지점’…잠시 문 닫는다, 왜? - 매일경제
- “뼈까지 타들어간다”…이스라엘, ‘악마의 무기’ 백린탄 사용했나 - 매일경제
- ‘이재용 원픽’ 이제 빛보나…삼성에 든든한 버팀목 된 ‘이것’ [방영덕의 디테일] - 매일경제
- “30년 재건축 기다릴 바에야”…강남 아파트 ‘이것’ 노린다는데 - 매일경제
- 국민 절반 이상 “법정정년과 국민연금 수급연령 일치해야” - 매일경제
- 美연준 11월 FOMC 기준금리 동결…5.25~5.5% 유지 - 매일경제
- ‘6만전자’ 언제 탈출하나…삼성전자 두고 증권가 엇갈린 시선 - 매일경제
- 화웨이에 밀린 아이폰…“애플의 긴 겨울 시작됐다” - 매일경제
- 발롱도르 22위+수비수 1위 ‘괴물’ 김민재, AFC 올해의 해외파 선수 선정…손흥민 이어 2번째 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