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세’ 유입…외국인·기관 장바구니 살펴보니

이용성 2023. 11. 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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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저가 매수세 유입…하방 경직성 강화
"코스피 밸류 역사적 저점…낙폭 과대 인식 커"
외국인, 포스코그룹주 집중 매수…기관은 반도체 담아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코스피 지수가 지난 달 말 2300선마저 내준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악재를 이유로 국내 증시에서 짐을 싸는 중에도 저평가 종목을 집중적으로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코스피 2300선 하회 때마다 반등…‘저가 매수세’ 유입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57포인트(1.03%) 오른 2301.56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2280선까지 붕괴하면서 추가 하락 우려가 나왔으나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하루 만에 23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최근 코스피의 낙폭이 커질 때마다 기관과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 격화와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 거시적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할 때마다 하락세를 보여왔다. 다만, 지수가 2300선 밑으로 떨어지면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을 반복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26일에도 10개월 만에 2300선이 무너졌으나 하루 만에 반등해 23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이하로 내려왔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저평가 유인이 높아지고 있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낙폭 과대 인식에 저가 매수세에 반등 시도를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기관 장바구니 살펴보니…포스코·반도체 담아

이 때문에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과 기관의 장바구니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국내 증시에서 매도 물량을 대거 던지고 있는 와중에도 저평가된 종목들은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수가 2300선이 붕괴한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포스코그룹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3810억원을 팔아 치우는 순간에도 POSCO홀딩스(005490)는 1588억원을 사들였고,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과 포스코퓨처엠(003670)을 각각 737억원, 460억원을 매수했다. 같은 기간 POSCO홀딩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은 각각 외국인 순매수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포스코그룹주를 집중 매수한 것은 지금을 저점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POSCO홀딩스는 최근 2차전지 소재 사업과 철강 업황이 모두 부진하면서 정점을 찍었던 지난 7월(76만4000원) 대비 약 47% 떨어졌다. 포스코퓨처엠은 같은 기간 66.3% 떨어졌고,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반 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외국인들은 포스코그룹주가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고, 2차전지 사업 등을 바탕으로 중장기적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서 가격도 저렴해 매수 접근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쓸어담았다. 같은 기간 기관은 삼성전자를 2488억원을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는 1202억원 사들였다. 최근 낙폭이 과도하게 확대되면서 비교적 저렴해진 2차전지 배터리 셀 기업 삼성SDI(006400)도 1600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이 기간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 순위 안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는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바닥에 근접한 가운데 향후 증시의 추세가 바뀔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과도한 현금 비중 확대는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시의 추세가 바뀌는 분수령으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하고 있다.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제롬 파월 의장과 연준위원들의 발언에 따라 증시의 향방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FOMC 이후 파월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대기심리가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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