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추가인상 여지 남겼지만…필요성 낮췄다[월스트리트in]

김상윤 2023. 11. 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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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적 동결’ 스탠스 유지하려 애썼지만…
“장기감리 상승 금융여건 긴축…통화정책 영향”
재무부 국채발행 규모 확대 속도조절에 국채금리 뚝
D램 가격 반등 호재에 반도체주 급등…AMD 9.7%↑
국제유가 안정세 WTI 80달러 근접…달러는 보합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추가 인상 여지는 남겼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췄다.”

11월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이렇게 요약된다. 그는 경제 성장 속도가 낮춰지지 않고 노동시장 과열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매파적 동결’ 스탠스를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최근 몇달간 장기국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여건이 긴축된 점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시사했다.

재무부가 국채발행 규모 확대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국채금리가 급락한 데다 파월의 비둘기적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장기물 국채금리는 10bp(1bp=0.01%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뉴욕증시도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사흘연속 상승세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0.67% 상승한 3만3274.58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05% 오른 4237.8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도 1.64% 상승한 1만3061.47에 마감했다.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증시를 끌어올렸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무려 14.1bp(1bp=0.01%포인트) 나 급락한 4.734%에 마감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10.1bp 떨어진 4.923%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도 12.3bp나 급락한 4.948%에 거래를 마쳤다.

재무부 국채발행 규모 확대 속도조절

국채금리가 떨어진 것은 우선적으로 재무부가 국채발행 규모 확대 속도조절에 나선 게 영향을 미쳤다. 그간 재정적자로 재무부가 국채발행을 대거 늘리면서 공급 부담에 국채금리가 치솟았는데, 재무부가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국채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떨어졌다.

재무부는 오는 15일 만기가 도래하는 1022억달러 채권 상환을 위해 다음주 1120억달러 국채를 입찰에 부쳐 90억달러 이상의 추가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분기(1030억달러)보다 소폭 늘어난 규모로, 월가의 추정치와 일치한다.

입찰은 다음주 화요일부터 3년 만기 480억 달러로 시작해, 다음 날에는 10년 만기 400억 달러, 30년 만기 240억 달러 등 세 번에 나뉘어 진행된다. 10년물 발행증가 규모는 전분기 30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30년물 발행 증가규모도 20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줄었다. 20년물 발행 증액 속도는 기존과 같다. 최근 장기물 금리 급등에 따라 장기 국채 발행 규모 확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도이체뱅크의 미국금리 전략가인 스티븐 젱은 “재무부가 10년물, 20년물, 30년물 발행증가 속도를 늦출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딜러 대부분은 8월 증가 속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재무부가 다소 적게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매파적 동결 유지 애썼지만…시장은 “연내 추가인상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과거보다 낮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예상대로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중단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최근 국채금리 상승이 추가 긴축 필요성을 낮췄음을 시인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하락세가 이어진다는 확신을 가질 때까지 제약적인 정책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면서도 “여름 이후 장기국채금리 상승으로 금융상황이 타이트 해졌다. 장기국채금리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강달러 현상, 낮아진 주식가격 등도 우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은 12월 금리동결 가능성을 높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의 80.2%는 12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베팅했다. 전날 68.9%보다 대폭 높아졌다.

D램 가격 반등에 반도체주 급등…AMD 9.7%↑

국채금리 급락에 D램 가격 반등이라는 소식에 반도체 주가 일제히 뛰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 제품 ‘DDR4 1Gx8 2133′ 고정 거래가격(대형고객사 납품가격)은 10월 기준 1.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1.3달러에서 한달 새 무려 15.38%나 뛴 것이다. AMD(9.69%), 마이크론테크놀로지(3.78%), 엔비디아(3.79%) 인텔(2.16%) 등이 일제히 치솟았다.

WTI 80달러 근접…달러는 보합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8센트(0.72%) 하락한 배럴당 80.44달러까지 떨어지면서 80달러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 8월 2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는 보합 수준을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107.11까지 치솟긴 했지만, 연준 기자회견 이후 내림세를 보이며 보합인 106.66을 가리키고 있다.

유럽증시도 대부분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67%, 독일 DAX 지수는 0.76%, 프랑스 CAC 40 지수는 0.68% 상승했다. 영국 FTSE100 지수도 0.28% 상승 마감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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