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비용 절감 특명에도… 우리금융, 인건비만 줄이고 판관비 늘려

송기영 기자 2023. 11.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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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비용 절감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비용 지표인 판매관리비(판관비)는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전체 인건비는 줄었으나 임대료·접대비·광고비 등이 포함된 물건비가 대폭 증가하면서 판관비 상승을 견인했다.

임 회장의 비용 절감 지시와 달리 그룹과 주요 계열사의 판관비는 직원 인건비를 대폭 줄였음에도 전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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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누적 판관비 3.8% 증가
접대·광고비 증가가 판관비 증가 견인
3분기 인건비 2분기 대비 4.2% 줄여
‘비용 절감 명목 인건비 절감’ 반발 살 수도
그래픽=손민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비용 절감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비용 지표인 판매관리비(판관비)는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전체 인건비는 줄었으나 임대료·접대비·광고비 등이 포함된 물건비가 대폭 증가하면서 판관비 상승을 견인했다.

2일 우리금융의 실적 팩트북(Factbook)을 보면 그룹의 3분기 판관비는 전년 동기(9조8100억원) 대비 1% 늘어난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으로는 지난해 2조9370억원에서 올해 3조480억원으로 3.8% 증가했다.

3분기 판관비는 전 분기 대비 3.0% 줄었는데, 이는 인건비가 대폭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3분기 우리금융의 인건비는 6210억원으로 전 분기(5950억원)보다 4.2% 감소했다. 3분기 누적으로 인건비는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1년간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인건비 0.9% 인상은 사실상 역성장을 의미한다. 임 회장의 비용 절감 전략이 주로 인건비 절감에 편중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대신 판관비 중 임대료·접대비·광고·선전비를 포함한 ‘물건비’ 증가가 두드러졌다. 우리금융은 물건비를 3분기 누적으로 7100억원을 썼는데 전년과 비교하면 14.6%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물건비는 전 분기(2140억원) 대비 14.2% 늘어난 2450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계열사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판관비는 2조587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980억원)와 비교해 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 판관비 역시 1조8200억원에서 2조700억원으로 13.7% 증가했다. 우리캐피탈과 우리종합금융은 전년 대비 판관비가 소폭 감소했다.

임 회장의 비용 절감 지시와 달리 그룹과 주요 계열사의 판관비는 직원 인건비를 대폭 줄였음에도 전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들어 우리금융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실적 최하위로 밀려나자 임 회장은 비용 절감을 최대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KB금융 4조3704억원, 신한금융 3조8183억원, 하나금융 2조9779억원, 우리금융 2조4383억원, 농협금융 2조450억원 순이었다. 2분기까지 농협금융이 우리금융에 앞섰으나 증권·보험 계열사 실적 악화로 순위가 역전됐다. 지난 3분기 대부분 금융지주 증권·보험 계열사 실적이 좋지 않았는데,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우리금융은 한때 KB금융·신한금융에 이어 3위를 유지했으나 현재는 4~5위권까지 밀려났다. 임 회장의 비용 절감 노력에도 3위인 하나금융지주와의 실적 격차는 더 벌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비용 절감 명목으로 직원 인건비와 복지 비용을 줄일 경우 결국 구성원 사기 저하와 반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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