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될까, 태국 주전 세터의 한국배구 적응기…'명세터' 출신 감독은 80% 만족 [오!쎈 화성]
[OSEN=화성, 홍지수 기자] IBK기업은행 외국인 선수 폰푼 가르파르드(30)이 순조롭게 한국 배구에 적응 중이다.
기업은행은 1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1(21-15, 25-20, 25-19, 27-25)로 이겼다.
동료들이 좋은 공격을 펼칠 수 있도록 공을 잘 올려준 세터는 태국 대표팀 주전 세터 폰푼이다. 그는 경기 후 “팀을 이기게 할 수 있어서 좋다. 계속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제 온지 한달 정도 됐다. 오자마자 경기를 했다.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부터 V리그는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했고, 드래프트에서 기업은행은 1순위 지명권을 얻어 폰폰을 영입했다. 당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세터가 약하다고 평가를 받는 팀이었기 때문에, 폰푼 영입으로 지난 시즌 7개 팀 중 6위에 그쳤던 기업은행이 올 시즌에는 제대로 싸워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배구에서 세터는 대단히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공격수여도, 세터가 제대로 볼을 올려주지 못하면 소용없다. 세터가 볼을 어떻게 띄워주느냐에 따라서 팀의 득점력이 달라질 수 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흥국생명도 김연경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지난 시즌 GS칼텍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이원정을 영입하기도 했다.
기업은행도 세터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폰푼을 많이 주목하고 있다. 초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면서 기업은행은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 그러다 지난달 28일 한국도로공사 상대로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거뒀다. 첫 승. 그리고 페퍼저축은행을 잡으면서 2연승에 성공했다.
페퍼저축은행과 경기 전 김호철 감독은 폰푼에 대해 “태국 대표팀을 오래 했다. 그래서 태국 대표팀에서 뛸 때는 눈을 감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아 당황을 한 듯하다. 불안한 면도 보였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그러면 팀이 안정적으로 갈 듯하다”고 말했다.
김호철 감독은 현역 시절 최고 세터였다. 명세터 출신 감독으로서 폰푼을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세터의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폰푼은 이런 김호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팀을 2연승으로 이끌었다. 폰푼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회에서 태국 대표팀의 주전 세터로 뛰었다. 태국이 한국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잡을 때, 폰푼도 있었다. 국제대회 일정으로 기업은행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폰푼이 적응하는대로 기업은행은 더 날카로운 공격 연결이 될 수 있다.
미디어데이 때부터 김호철 감독은 폰푼에 대해 “본인이 경기를 끌어가는 세터가 아니라, 공격수를 끌어주는 세터다. 그래서 공격수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폰푼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페퍼저축은행과 경기를 하기 전에도 김호철 감독은 “폰폰의 장점은 빠른 공격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면서 “현재 80% 만족한다”고 했다. 20%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스처가 커야 팀워크에서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데, 그런 점은 부족하다. 성격적으로 활발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폰푼은 김호철 감독의 말대로 잘 움직였다. 2연승 후 김호철 감독은 “첫 세트 끝나고 ‘하고 싶은대로 해라’고 했다. ‘맞춰주려고 하면 너의 장점이 죽는다. 과감하게 하자’고 했다. 너무 안되다보니 한 쪽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폰푼이 잘 하는 속공, 이동공격도 해야 한다. 그러면서 아베크롬비에게 공이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런 주문대로 폰푼이 잘 실행했다. 아베크롬비가 31득점, 황민경이 10득점, 표승주가 10득점, 김현정이 8득점, 최정민이 7득점을 기록했다.
/knightjisu@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