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용진이 형, 스토브리그 주인공 2탄…KBO리그, 숨죽이고 지켜본다 ‘럭비공 같네’

김진성 기자 2023. 11. 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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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정용진 구단주/마이데일리
정용진 구단주 '우승의 기쁨'/마이데일리
정용진 구단주 '팬들의 열정은 우리가 1등'/마이데일리
정용진 구단주 '하늘을 나는 기분'/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솔직히 럭비공 같다. 예측이 불가능하다. 

KBO리그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그러나 스토브리그도 일찌감치 개막했다. 1라운드 주인공은 단연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다. 팬들이 원했고, 구단도 화답한 케이스다. 김태형 감독의 행보는 지난달 연일 화제였다. 나아가 1일 구단 최고의 인재 박준혁 신임단장을 선임하면서 현장과 프런트 수장을 모두 채웠다.

SSG 선수들/마이데일리
SSG 선수들/마이데일리

자연스럽게 팬들의 관심사는 롯데에서 SSG 랜더스로 옮겨졌다. 지난달 31일 김원형 전 감독 경질은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의 감독 교체도 은근히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나 대부분 계약만료에 의한 교체였다. 사실상 경질 같은 느낌을 받았어도 엄연히 계약이 끝난 상태였다.

김원형 전 감독 케이스는 그냥 경질이다. 그것도 2022시즌 통합우승 감독에게 올 시즌 3위에 준플레이오프서 광탈했으니 책임을 물은 모양새다. 구단은 성적부진 때문이 아니라고 하지만, SSG가 지금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리고 그 배후에 정용진 구단주가 있지 않다는 게 구단의 공식 입장이다. 철저히 내부 리뷰 및 결론 도출 과정에서 나온 결말이며, 정용진 구단주에겐 재가만 받았다는 얘기다. 보통 그룹 오너가 계열사에 디테일한 주문은 하지 않는다. 단, 그룹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미리 움직이는 게 대부분 계열사의 생존본능이다.

실제로 정용진 구단주가 김원형 전 감독의 경질을 지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스토브리그 2탄 주인공에 등극했다. 업계에선 예측이 불가능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제 그의 결정을 많은 야구인, 팬이 숨죽이고 지켜본다.

어쨌든 SK 와이번스 색깔은 지워지고 있다. 구단 창단 네 번째 시즌만에 진정한 SSG의 색깔, 정용진 구단주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색깔이 자연스럽게 덧씌워질 차례다. 이미 추신수, 박찬호 감독 설이 돌았으나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감독 선임의 최종 사인을 정용진 구단주가 해야 한다. 파격이라고 여겨질수록 구단주의 의견이 크게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 성적을 내는 것 이상으로 세대교체가 어려운 작업이다. 선수단 구성을 보면 필요한 시기인 건 맞다.

그걸 검증된 사령탑을 배제하고 새로운 코칭스태프 체제로 진행하는 건 상당한 리스크가 있지만, 결과만 잘 나오면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계열사 주요 보직 인사는 그룹 오너의 권한이다. 대신 결과가 나쁘면, 구단주도 팬심 앞에 무거운 책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프로스포츠의 생리 및 작동법이 그룹 비즈니스 세계와 다르다는 것도 이해해야 한다.

2022년 8월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SSG-키움의 경기. SSG/마이데일리
2022년 8월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SSG-키움의 경기. SSG/마이데일리

SSG의 새 감독 선임이 여러모로 관심이다. 2024시즌부터 정용진 구단주의 색깔이 본격적으로 야구단에 강하게 투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자연스럽다. 통합우승 감독이 1년만에 경질됐으니, 누가 새 감독을 맡더라도 대단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렇게 판이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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