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서 ‘초심’ 외친 尹…내년 총선 앞두고 ‘한강벨트’ 공들인다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11. 2.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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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조문했던 자영업자 추모
김한길도 마포서 청년주거특위 발족
與, 마포 등 강북 한강벨트 탈환 노력
윤석열 대통령이 소상공인과 택시기사, 무주택자, 청년 등이 참가한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해 마포와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초심’을 언급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힘을 싣어줬던 국민통합위원회도 공교롭게 이날 마포구에서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여기를 다시 와 보니까 무엇보다 저로 하여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마포는 대통령이 정치 입문을 선언하게 된 계기가 된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마포와 관련한 추억을 한참 동안 회상하며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2021년 무렵 대선에 도전하게 된 과정을 돌아보며 “정치선언문 첫 페이지에 마포의 자영업자 이야기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문엔 ‘과거 마포의 자영업자는 도대체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거냐고, 국가는 왜 희생만을 요구하는 거냐고 물었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또 윤 대통령은 2년 전 정부의 코로나19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해 경영난과 생활고를 겪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마포구 소재 맥줏집 사장의 이야기도 전했다. 당시 대선 경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조문을 위해 해당 맥줏집 앞을 찾아가 포스트잇에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메모를 남긴 바 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도 이날 오전 10시30분 마포구 소재 청년 창업 지원 공간인 ‘프론트원’에서 ‘더 나은 청년 주거’ 특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출범식 장소는 윤 대통령이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던 공간에서 불과 2km 남짓 떨어진 곳이었다.

국민통합위는 최근 윤 대통령이 통합위가 제작한 정책 제안 보고서를 국무위원들과 집권여당 주요 관계자에 참고할 것을 지시하며 힘이 실린 곳이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도 이날 출범식에서 “대통령께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서민 등 주거약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달라’고 당부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김한길 위원장이 비슷한 시간 마포에 나타난 이유를 놓고서 정치권에서는 이곳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이른바 ‘한강벨트’ 중에서도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등장했다. 이례적으로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장시간 마포와의 인연을 부각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한강 이북 지역, 특히 ‘한강벨트’가 수도권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49석이 걸린 서울에서 불과 8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고, 한강 이북 지역에선 용산 지역구 단 한 곳에서만 당선자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이날 두 행사가 개최된 곳은 마포갑 지역구에 속해 있는데, 이 곳의 현역 의원은 4선의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지만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국민의힘 당적을 가지고 총선에 나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비롯해 이용호, 최승재 의원이 몸을 풀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마포을도 주목 받고 있는 지역구다. 부산 대신 서울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돼 화제를 모았고, 정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맞상대로 소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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