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맞고 백혈병 늘었다?…전문가들 "발병 기간 안 맞아"
지난해 국내 백혈병 환자 수가 2만559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보다 22%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60대 이상 연령대의 백혈병 환자 수 증가율이 높았다.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백혈병 발병 사례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백혈병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간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백혈병(상병코드 C91~C95)으로 진료를 본 사람은 2만5590명이다. 2018년 2만932명 대비 22.3% 증가했다. 연도별로 2019년 2만2124명, 2020년 2만2712명이었다가 2021년 2만4295명, 지난해 2만5590명으로 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 진료인원 증가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지난해 60대 백혈병 진료인원이 5288명으로 4년 전인 2018년 3591명 대비 4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70대 진료인원은 2762명에서 3659명으로 32.5%, 80대 진료인원은 1111명에서 1824명으로 64.2% 각각 늘었다.
20~50대의 진료인원 증가율은 10%대 수준이었다. 20대의 지난해 진료인원은 2314명으로 4년 전보다 12.8% 늘었다. 30대의 진료인원은 2121명(증가율 13.8%), 40대는 3087명(16.7%), 50대는 4165명(14.7%)이었다.
반면 10대 이하는 환자 수가 줄었다. 10세 미만 환자 수가 973명으로 11.9%, 10대는 2159명으로 0.5% 각각 감소했다.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백혈병 환자 수가 증가했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연관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엄현석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부속병원장)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백혈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의학적으로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소인이 있었는데 백신을 맞은 뒤 일찍 백혈병이 발현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 환자 수는 증가 추세였는데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잘 못해서 일시적으로 암 환자가 줄었고 이후 적극적으로 검진하고 병원에 찾아가면서 다시 증가했다"며 "혈액암 환자 수 증가의 원인을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고령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혈액학회에서도 2021년 9월 "코로나19 백신 접종 수일~수개월 이후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혈액학회 학술이사였던 김진석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이후 발생한 백혈병은 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보고가 되고 있는데 원인은 일부 유전적 소인과 벤젠과 같은 발암물질, 항암제와 같은 독성물질들이 알려졌으나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인과 발생 기간에 대해서 잘 알려진 (원인 물질인) 항암제의 경우 항암제 노출 수년 이후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백신 접종 후 수일~수개월 이후 이 병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봤다.
김 교수는 또 "국내에서는 매년 약 3500명 정도, 하루 10명의 백혈병 환자가 진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 국민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진단을 받은 경우 단순히 발생 순서 만으로 오인을 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의 보고도 없었으며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은 기존의 백신도 백혈병과 같은 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없다"고도 했다.
정부도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과 백혈병 간 인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과 백혈병 간 인과 관계가 인정된 사례가 없다"며 "기전적으로 어렵다고 보는데 향후 오랫동안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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