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변동성 큰 4분기, 고정금리채권·배당주에 투자하고 엔화 사라"

정현석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강남센터 PB팀장 2023. 11. 2.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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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기조 발표로 국내 증시가 혼란스럽다. 2600을 넘었던 코스피는 2400선을 위협받고 있으며 연말로 갈수록 하락할 거라 예상했던 원/달러 환율은 1350원 안팎에서 전고점을 돌파할지도 모른다.

미국은 기준금리 5.5%에서 연내 한번 더 금리인상을 할 수 있고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는 예측에 당분간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에 출렁일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상저하고를 예상했던 증권사의 주가전망과 달리 상반기는 예상외로 주식시장이 많이 올랐지만 하반기는 상반기 벌어들인 수익을 깎아먹고 있다.


"주식 줄이고 채권 늘려라"


결론부터 말하면 고정금리채권 투자, 배당주 투자, 엔화 매수를 추천한다. 투자 수익에 대한 기여도 분석에 마켓 타이밍과 종목 선정은 10%미만이고 자산배분이 90%이상을 차지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만큼 미래 예측은 어려우니 감정과 분위기에 휩쓸리는 뇌동매매를 지양하고 다양한 자산군의 조합을 통해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세월 데이터의 백테스트를 통해 검증해온 가장 효과적인 자산배분은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에 대해 변동성을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여기서 변동성을 비슷하게 유지하라는 건 주식이 채권보다 변동성이 더 큰 만큼 변동성이 큰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주식대비 변동성이 적은 채권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지금은 4%대 은행 예금과 더불어 금리와 연계된 대표적인 투자 수단인 채권투자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현재 금리 수준보다 금리가 낮았던 시기에 발행된 고정금리 채권(발행하는 날부터 이자와 원금이 언제 지급되는지 정확히 명시돼 있는 채권), 즉 표면금리가 지금보다 낮은 채권에 투자하면 종합과세되는 금융소득은 예금보다 적게 가져가면서 채권 만기에는 가입 당시 투자한 원금보다 많은 채권 액면금액 만큼을 채권매매차익비과세로 가져갈 수 있다.

또한 채권의 잔존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향후 금리 하락을 예상한다면 잔존 만기가 긴 채권을 매수하는 것이 매매차익 극대화를 통한 실질수익률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중도매매를 통한 채권투자는 종합소득세율이 높은 고자산가일수록 채권 매매차익에 따른 절세혜택이 크다. 종합소득세율을 고려해 예금에 가입하는게 나은지, 채권을 매수하는게 나은지를 판단해야 한다.


4분기는 배당주에 투자할 때


찬바람 불면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증시 격언이 있을 정도로 4분기는 배당주 투자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개별주식을 고르기 어렵다면 배당주를 골고루 담은 ETF(상장지수펀드)를 매수하길 추천한다.

지난 9월 이후 국내증시에서 2차전지 등 테마 성장주 종목들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하방경직성이 높은 배당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9월초 대비 10월초 코스피는 약 6% 하락한 반면 고배당주 ETF는 2%가량 상승했다.

3, 4분기 들어서 외국인은 전통적 배당주인 금융주, 통신주를 매수하고 있으며 올해는 특히 전통적 고배당주인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어서 금융주의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주 주가가 저점이라는 인식 하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배당주 투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이 2%대 초반인 점에 비해 올해 고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은 6~9% 정도로 예상되며 하반기, 적어도 10월까지 배당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절성을 고려한 주식투자도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다만 배당금 수익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포함되며 15.4%의 배당소득세가 적용된다.


"엔화, 쌀 때 사둬라"


미 달러화와 함께 대표적 안전 통화로 인식돼 온 엔화 매수도 관심 가질 만하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평가되는 달러당 150엔을 위협받고 있다.

일본의 양적 완화(기준금리 -0.1%) 정책 대비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에 따른 미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인해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확대가 엔화 매도, 달러 매수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일본 금리가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미국 금리가 더 크게 상승함에 따라 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일본의 내수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수출도 회복하면서 임금 인상에 따른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면 내년 이후에는 엔화 약세가 누그러질 수 있다.

과거 10년 동안 원/엔 환율이 가장 높았을 때와 가장 낮았을 때를 단순 평균해 보면 100엔당 1050원이 평균인데 현재 900원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엔화는 약 15% 절하돼 있고 8년 만에 엔화는 가장 싸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엔화를 905원에 사서 1000원에 판다면 약 10%의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엔화로 더 적극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할 수도 있다.

도교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장기국채 ETF(티커 TLT)를 매수하는 방법인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서 운영하는 이 상품은 만기 20년 이상인 미 국채에 투자하면서도 달러/엔 환율을 헷지했기때문에 원화를 엔화로 환전해 투자하는 경우 엔화 강세가 되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물론 미 국채 가격이 상승하면(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추가 이익을 얻게 된다. 엔화 강세, 미 국채 가격 상승이라는 두 가지 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현재 상대적으로 원/엔 환율이 낮고 미국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최고점에 왔기 때문에 자산 배분 관점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해 보길 추천한다.

정현석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강남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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