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던 단풍, 올해는 왜 이러지?
9월 평균 최저기온 19도 기록
가을 단풍 ‘절정기’는 10월 말이지만 최근 단풍 여행객 사이에선 “풍경이 예년만 못하다”는 반응이 많다. 붉은 물이 덜 들었거나 여전히 녹색을 벗지 못한 나무가 많다는 것이다. 온난화 여파로 ‘여름과 가을 사이’ 날씨가 이어지면서 단풍이 제 색깔을 덜 찾은 것이란 분석이다.
1일 기상청과 국립공원공단 등에 따르면, 단풍은 일 최저기온이 5도 아래로 떨어지면 시작하는데 올 9월 전국 평균 최저기온은 19도를 기록했다.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단풍은 9월 말~10월 초 북쪽 찬 바람이 불며 ‘최저 5도’ 이하로 내려가면 물들기 시작해 10월 말 절정에 이른다. 기후변화가 이런 ‘단풍 공식’을 깨트린 것이다. ‘절정’은 산지 80% 이상에 단풍이 들었을 때를 의미한다.
특히 내장산 등 남부 지방 단풍 명소에서 초록 잎과 단풍이 뒤섞인 경우가 많다. 일부 단풍은 날이 추워졌을 때 재빨리 옷을 갈아입었지만, 일부는 옷을 바꾸기도 전에 기온이 다시 오르며 때를 놓쳤기 때문이다. 통상 단풍나무는 기온이 1도 오르면 4일씩, 은행나무는 5.7일씩 물드는 속도가 늦어진다. 그런데 올 9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2.1도 높았다. 작년 기준 전국 유명 산의 단풍 시작 시기는 1990년에 비해 최대 13일쯤 늦어졌다.
단풍의 경우 가을에 일조량이 줄고 공기가 건조해지면 광합성 활동을 포기한다. 이때 엽록소가 파괴되며 붉은 색깔을 띤다. 엽록소의 이런 자기 분해는 일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활발해진다. 특히 단풍의 붉은색은 잎 속의 ‘안토시아닌’이란 물질 때문인데 엽록소가 제때 파괴되지 않으면 붉은색을 제대로 내지 못한다고 한다. 2일 전국 최저기온은 8~18도로 예보됐다.
기후변화로 사계절 중 여름·겨울만 남고, 봄·가을이 짧아지면 단풍도 영향을 받는다. 늦가을까지 덥다가 겨울로 갑자기 넘어가면 단풍이 충분히 물들기도 전에 단풍 시기가 끝나는 것이다. 겨울로 접어들면 낙엽이 된다. 기후변화가 이어지면 단풍이 곱게 물들 온도와 시기를 놓치면서 색감이 덜 예쁜 단풍을 보게 될 가능성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주말까지 전국 최저기온은 10~18도 수준으로 평년 최저인 2~11도보다 크게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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