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동안 고충 쏟아낸 서민들, 일부는 눈물
1일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소상공인, 택시기사, 싱글대디, 회사원, 장거리 통학자 등 각계각층의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고를 호소했다.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는 참석자들도 있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생활밀착형 정책 제언을 내놓기도 했다. 회의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고, 대통령실은 전문이 담긴 34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경기 김포에서 가족들과 함께 수산물을 학교 급식으로 납품한다는 A씨는 “너무 할 말이 많아서 일어나서 하겠다”고 했다. A씨는 자영업자들의 자살을 언급하며 “최근에 저희 가족이 모여서 ‘그만하자’는 표현까지 한 적이 있었다”고 눈물을 훔쳤다. A씨는 “대출을 많이 받아서 운영하는데 금리가 갑자기 껑충 뛰다 보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며 “대용량 원료 수급 어려움을 풀기 위해 은행을 알아봤는데 수산물 제조업체는 규제가 많았다”고 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다섯 아이를 키우는 싱글대디 김모씨는 자신이 생계급여 수급자라며 “다섯 아이를 키우고 아프신 어머니의 간병이나 병원비 등을 하려면 제가 나가서 일하지 않는 이상 그 금액에서 생활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씨는 “국민보험이나 건강보험을 지금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출이 거부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고교 3학년인 첫째 아이가 취업해서 급여 68만원을 받았는데, 지원받던 생계비에서 60만원이 공제됐다며 “조금이라도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게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한모씨는 “남편의 부재로 생활이 어려웠을 때 에너지바우처가 도움이 됐다”면서도 “전기세, 가스비가 또 오른다고 하니 두려움이 가시질 않는다”고 했다. 한씨는 “주위 노인이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은 서류 준비가 간소화되지 않아 신청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7년 차 직장인 B씨는 자신이 이용한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과 관련해 “대출을 두 번째 연장했는데 첫 번째 연장할 때 10%의 금액을 상환하지 않으면 0.1%의 금리가 가산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관리비, 전기세 등을 더하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모씨는 “최근 직장인들은 월급만 안 오르고 모든 것이 다 오른다는 말을 한다”며 “런치플레이션(점심 물가 상승)이라는 신조어가 많이 나돌고 주부들은 시장에 장 보러 가기가 겁난다. 일종의 도둑맞은 지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평소 2시간 이상 대중교통으로 통학한다는 대학생 권모씨는 “알뜰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교통비가 인상돼 부담은 여전하다”고 했다. 직장인 정모(31)씨는 “알뜰폰에서도 5G 요금제가 조금 더 다양화됐으면 좋겠다”며 “또 좋은 스마트폰들이 다 100만원이 넘어 부담된다. 중저가 모델 선택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천안에서 40년간 숙박업을 하는 70대 전모씨는 “숙박업계가 중국과 사드 문제로 3년 동안 어려운 상황에서 또 코로나로 시간 제한, 영업 제한을 받다 보니 7~8년 동안 시설 보완을 못 했다”며 “보일러,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교환해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개인택시 기사 김모씨는 “택시 기사들은 매월 1일이 되면 가스값이 또 얼마나 올라갈까, 엄청난 부담이 된다”며 “하루 벌이인데 유가 보조금을 좀 확대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카카오 택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너무 심하다”며 “과도한 수수료를 대폭 낮춰서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수준인 1%대로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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