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같은 지진 체험으로 생존법 배워요”

김태영 기자 2023. 11. 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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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에 있는데 지진이 났어요. 벽과 기둥 중에 어디가 안전할까요."

대전에서는 유일하게 안전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소방안전, 생활응급, 유아전용, 위기탈출, 지진체험 등 5개 주제 아래 13개 체험을 할 수 있다.

대전시는 119시민체험센터를 '대전시민안전체험관'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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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119시민체험센터 가보니
현직 소방공무원 교관이 직접 교육… 소방안전-지진 등 13개 체험 가능
매년 체험객 늘며 누적 28만명 방문… 대전시 “시민안전체험관으로 확장”
1일 대전 서구에 있는 119시민체험센터 지진체험관에서 규모 8.0 지진 상황을 가정해 탁자 밑으로 대피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건물 안에 있는데 지진이 났어요. 벽과 기둥 중에 어디가 안전할까요.”

1일 대전 서부소방서 119시민체험센터. 이석원 소방안전강사(소방위)가 교육을 받으러 온 30명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날 교육생은 대전 중구에 있는 복지관 직원들이었는데, 지난달 25일 충남 공주에서 발생한 규모 3.4 지진을 직접 느낀 후라 교육 열기는 뜨거웠다.

홍점숙 씨(51)가 “지진을 겪었는데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정확히 모르겠다”라고 답하자 이 강사는 “탁자나 책상 밑이 좋고, 벽보다 기둥 쪽이 안전하다”라고 설명했다. 기둥 쪽은 건물의 뼈대 역할을 해 상대적으로 튼튼하고 붕괴 시에도 밑부분에 피할 공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론 교육이 끝나고 6, 8명씩 짝 지어 지진 체험을 했다. 사각형으로 된 체험장은 3개 면에 이어진 의자가 있고 가운데에 네모난 탁자가 있다. 규모 3.0부터 8.0까지 흔들린다. 규모 5.0부터는 엉덩이가 통통 튀어서 바닥에 앉아 있기도 버거워 보였다.

● 13개 안전체험 가능 28만 명 방문

대전 119시민체험센터는 2014년 4월에 문을 열었다. 지하 1층 지상 2층에 887㎡(약 263평) 규모다. 대전에서는 유일하게 안전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교관은 7명이다. 모두 현직 소방공무원이다. 이들은 소방학교에서 상시 교육을 받거나 필요한 경우 외부 강사를 초빙해 역량을 키운다. 소방안전, 생활응급, 유아전용, 위기탈출, 지진체험 등 5개 주제 아래 13개 체험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노래방 화재 대피 훈련, 완강기나 구조대 탈출 훈련같이 위급 상황에서 생존과 직결되는 대응법을 익히는 곳이다.

방문객 수도 점점 늘고 있다. 2021년 3173명에 그쳤는데, 이듬해에 1만5229명, 올해는 6월 기준 1만1099명이 다녀갔다. 2014년 개청 이후 누적 체험 인원은 28만6000명에 달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이용 가능하다. 오전 오후로 나눠 2시간씩 하루 16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 재해·재난 속 안전 관심 높아져

요즘 센터에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지진체험장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국내(남한)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모두 57건이다. 특히 지난달 25일 공주에서 규모 3.4 지진이 일어난 이후 체험객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이 강사는 “지진 체험 기구를 놀이기구 타듯이 여기는 분도 있었는데, 요즘은 모두가 진지한 자세로 임한다”라고 말했다.

1일 대전 서구에 있는 119시민체험센터에서 교육생들이 위기 탈출 때 쓰는 완강기를 타고 아파트 3, 4층 높이를 내려오고 있다.
건물 화재 때 효과적인 탈출 기구인 완강기도 관심이 높다. 아파트와 숙박시설에는 3층부터 10층까지 층마다 완강기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특히 고시원 같은 다중이용업소는 2층 이상 4층 이하 건물에도 설치해야 한다. 완강기 체험을 한 황신의 씨(28)는 “완강기는 자주 봤지만 사용법을 몰랐다. 오늘 생존법 하나를 얻어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119시민체험센터를 ‘대전시민안전체험관’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예산 420억 원을 들여 지상 3층 지하 1층 6000㎡(약 1815평)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체험관이 되면 하루 수용 인원이 600명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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