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08] 달울(達鬱)
울(鬱)은 모든 것이 막혀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울(憂鬱), 침울(沈鬱), 암울(暗鬱), 울화(鬱火), 울적(鬱寂)에는 모두 ‘울’ 자가 들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울(鬱)을 만병의 근원으로 여긴다. 몸의 병은 물론이고 마음의 병 또한 울(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여불위가 지은 ‘여씨춘추’에는 달울(達鬱)이라는 항목이 있다. 달(達)은 통(通)이니 통울(通鬱)이라고 해도 되는데 ‘막힌 것을 통하게 하는 법’ 정도의 뜻이 되겠다.
“핏줄은 순리대로 잘 통하기를 바라고 힘줄과 뼈는 단단하기를 바라고 마음과 의지는 조화롭기를 바라며 정기(精氣)는 잘 운행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되면 질병이 머물 곳이 없고 악질이 생겨날 길이 없게 된다. 질병이 머물고 악질이 생겨나는 것은 정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도 막히면 더러워진다.”
이어 여불위는 나라에도 울(鬱)이 있음을 말한다. “나라에도 역시 막히는 일이 있으니 군주의 덕이 베풀어지지 않고 백성들의 바람이 펼쳐지지 않는 것이 바로 나라가 막힌 것이다.”
나라의 핏줄이나 정기는 신하들이다. 이들이 백성들의 바람을 있는 그대로 읽어서 위에 제대로 전할 때 막힐 일은 처음부터 생겨나지 않는다.
지난해 새 대통령이 탄생했지만 우리 사회는 통(通)보다 울(鬱)을 향해 달려왔다고 할 수 있다. 여야 지도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겠지만 역시 대통령 책임이 가장 컸다 할 것이다. 다행히 대통령은 최근 달울(達鬱)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야당과도 통 크게 대화하는 것이 ‘윤석열다움’ 아니겠는가?
더불어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해야 할 일 또한 달울(達鬱)이다. 인 위원장도 통합을 첫째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방향을 달울(達鬱)로 잡았다고 해서 일이 저절로 해결될 수는 없는 법. 진정성이 뒷받침될 때 통달(通達)에 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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