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총선기획단 친명 일색…계파갈등 재연 조짐(종합)

조정식 단장 등 13명…비명 반발

- 원외위원장선 기장 최택용 합류
- 이원욱 “친명계 사당화의 완성”
- 지도부 “공천, 누가 맘대로 못해”
- 경력에 ‘이재명’표기 불허 방침

더불어민주당이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으로 꾸리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그간 친명계인 조 사무총장의 사퇴를 주장해 온 비명(비이재명)계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13명의 총선기획단 구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이재정 전국여성위원장, 전용기 전국청년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대거 포함됐다. 간사는 한 위원장이 맡았다.

특히 전국 원외위원장을 대표해 최택용 부산 기장군 지역위원장이 선임됐고, 박영훈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 장현주 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 장윤미 법무법인 메타 변호사 등 원외인사들이 합류했다.

비명계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왔다. 총선기획단장이 공천 실무를 총괄하게 되는 만큼 자신들을 향한 ‘자객공천’이 현실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나온 총선기획단 구성은 총선기획단이 아니라 ‘친명기획단’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구성”이라며 “통합이 아니라 ‘내 맘대로 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인가. 친명계 사당화가 완성되는 것을 보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사무총장은 당헌 80조를 위배한 분이다. 지난번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때 책임을 져야 할 분이며 사임해야 하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사무총장이 통상적으로 총선관리단장을 맡아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며, 공천은 시스템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사무총장이 누가 된다고 해서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선 준비부터 당내 계파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공천 과정 내내 내분이 심화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지도부의 행보에서도 이 같은 고심이 느껴진다.

대표적인 것이 당내 경선에서 후보자 경력을 표기하는 문제다. 민주당은 경선 단계에서 후보자 경력을 표기할 때 이 대표의 이름이 포함된 명칭의 사용을 불허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4년 전 총선에서도 후보 경력에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름을 넣지 못하게 해 일종의 ‘프리미엄’ 효과를 차단했다.

당 관계자는 언론 통화에서 “대표의 이름값에 기대 선거를 치르지 못하게 하면 공천 불이익을 걱정하는 비명계의 우려가 줄어들지 않겠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