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수도권 생태교란종

이선호 기자 2023. 11. 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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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 형태를 갖췄다. 줄기에는 꺼끌꺼끌한 돌기가 촘촘히 달려 있다. 고향은 미국이다. 생명력이 강해 토종 식물 서식지를 황폐화시킨다. 대표적인 생태교란종 단풍잎돼지풀이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수도권 생태계교란 생물 분포를 조사했다. 생태교란종 가운데 단연 1위는 단풍잎돼지풀이었다. 조사 지역 4천606곳 중 1천498곳에서 발견됐다. 생태교란종은 지난 1998년 환경부가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파랑볼우럭을 지정한 뒤 현재 36종이 지정됐다.

▶또 다른 생태교란종 붉은귀거북은 반려동물로 한국에 수입된 뒤 국내 하천에 알을 깠다. 천연기념물인 남생이를 몰아내고 자리를 차지했다. 식용으로 도입된 황소개구리는 왕성한 식욕으로 토종 생물을 무차별 먹어 치우고 있다. 큰입배스 역시 농촌 저수지를 점령했다. 낚시꾼들에게 짜릿한 손맛을 선사하지만 토종 물고기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들 생태교란종은 생태계의 무법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정치권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이 선수를 쳤다. 김포시 등 서울 인접 경기도 지자체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한편에선 집값 상승 기대감 등 표심 공략에 무시할 수 없는 화두다. 벌써 여야 정치권은 물론 지역에서 논쟁은 시작됐다.

그러나 명심하자. 취지는 좋지만 표에만 몰입한 설익은 총선용 공약은 생태교란종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 결국 소모적인 정쟁에 따른 피해는 시민들의 몫이다. 생태교란종 때문에 토종 생물은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다. 토종 생물을 보존할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이선호 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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