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운명의 2R’

오늘 ‘화물사업 분리’ 이사회 재개
표결 앞서 이사 적격 등 검토할듯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최대 고비로 여겨지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2일 재개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분리 매각에 대한 동의 여부를 논의했지만 표결조차 못 하고 이사회를 중단했다.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가결되지 않으면 대한항공은 화물 항공에 있어 독과점 문제를 제기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할 수 없어 양 사 합병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EC 측은 당초 지난달 말까지 방안을 보내 달라고 했는데, 일단 이달 초까지로 연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할 판국이다.

이사회에서는 표결에 앞서 ▲법무법인 김앤장 소속인 윤창번 사외이사의 이해 상충 논란 ▲화물사업부 매각의 배임죄 성립 여부 등을 다시 검토할 전망이다. 지난 이사회에서는 윤 이사의 이사회 참여 자격이 가장 논란이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3년간 김앤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법률 조언을 받았는데, 윤 이사는 현재 김앤장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윤 이사가 아시아나항공 관련 주요 결정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대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는 올해 3월 윤 이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윤 고문의 사외이사 적격 여부를 확인했다. 지난 이사회를 앞두고도 윤 이사의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받았다. 아시아나는 김앤장, 세종 외 제3의 법무법인에 법적 의견을 다시 구해 이사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이사회에선 화물 사업 분리 매각에 동의하는 것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 7800억원을 기록한 화물 사업 매각이 회사에 손해를 입히고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사회 결정으로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무산된 후, 다른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회사가 법정 관리에 돌입하면 이 역시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양측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총부채가 12조원, 부채 비율은 1700%에 달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에 공적 자금 3조3000억원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