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러브콜'에 매몰찬 이준석·이언주…결국 창당하나

김주훈 2023. 11. 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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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 원하는 쇄신 외면…의지는 있나"
이언주 "미래가치 상실한 채 '한 사람'만 추종"
신당 창당 계산 속…"당 쇄신 여부 달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제118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통합'에 방점을 찍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내에서 쓴소리를 이어오는 인사들에 대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특히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비윤(비윤석열)계를 끌어안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이들은 당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을 내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당이 쇄신하지 않으면 이들의 신당 창당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활동 반경 넓히는 '쓴소리맨'들…공천보단 당 쇄신 먼저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 '레드팀'으로서 쓴소리를 이어오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 등 인사들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에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고, 이 전 의원은 오는 4일 이 전 대표와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이와 함께 당 상근부대변인 출신의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정바세) 대표가 탈당과 함께 신당 창당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이 전 의원은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라는 입장이다. 당내에선 공천 문제 때문에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당이 지지층에 쇄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만큼, 우선 당이 변해야 한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신당 창당은 당의 쇄신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당 체질 변화를 위해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방향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이날 인 위원장을 향해 "국민들이 당이 아니라 다른 데에 불만이 있는데 왜 당에 쓴 약을 먹이나"며 "실천 의지가 중요한데, 이미 방송에서 제언도 했음에도 그중에서 실천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즉,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서 드러난 민심은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실망인데도, 대사면·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론 등 사안에만 매몰됐다는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무엇보다 혁신위가 '1호 안건'으로 제시한 '대사면'보다 '부당한 조치에 대해 반성'이 먼저라며 혁신위 방향성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다른 당을 반대하거나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상실한 채 그저 한 사람을 추종하는 무리로 바뀐 것이 당의 정체성은 아니지 않은가"라면서 "다들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지만 극복할 만한 동력조차 상실하면서 '기대난망' 상태가 됐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당은 독립적인 정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런데 혁신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추도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거나, 불참했다면 지적하는 역할을 해야 했는데, 끝내 한계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아이뉴스24 DB]

◇ 쇄신없는 與…보수 가치 수호 위해선 창당밖에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보수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다면 대안을 바라는 지지층의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대난망 상태가 지속되니 지지층에서도 대안을 바라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보수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고, 중도·보수의 저변에서 새로운 세력을 갈구하는 것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창당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도 아니고, 추진하더라도 중도·보수 저변의 세력 열망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 판을 엎을 수 있는 결심과 광범위한 세력의 교합이 필요한 만큼, 많은 고민과 함께 대외적 여건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이 전 의원이 매몰차게 거부하고 있지만, 당과 혁신위는 이들을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인 위원장은 지난 31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는 이 사람 저 사람 통해 연락해 봤는데, 마음의 문이 많이 닫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설득 의지를 피력했다.

정치권은 이들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당이 이들에게 지속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것에 대해 "신당 창당을 불가능하게 하고, 공천을 줘서 결국에는 당선될 수 없도록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는 분열되면 이길 수 없는 만큼, 중도나 합리적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이 전 대표 때문에 표갈 갈라진다면 여당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이언주 신당 가능성에 대해선 "이들이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여당에서 공천받지 못할 가능성과 함께 받아봤자 떨어진다는 위기의식이 있는 것"이라며 "결국 선택지는 당을 만드는 것이고 합리적이고 (이들이) 상식적인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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