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메가 시티와 서울특별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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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산포시'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의 애환을 그렸다.
국민의힘이 김포시 등 서울과 인접한 도시들을 서울로 편입하는 '메가 시티 서울' 구상을 밝힌 뒤 경기 일대 도시들이 들썩이고 있다.
덩달아 서울특별시민이 되는 '명예'까지 가질 테니 마다할 리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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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흔히 600년 역사도시라고 한다. 지금의 서울은 조선 시대 수도 한양의 사대문 안과 성저십리(城底十里: 도성(都城) 밖 10리)였던 곳, 그리고 해방 이후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하기 위해 인근으로 확장된 곳을 아우른다. 해방 당시 90만명 정도가 살았다. 6·25전쟁과 1960∼197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인구 1000만명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30여년. 대다수가 고향을 등진 사람이다. 이들이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창출하고 확산시켰다. 서울특별시민은 어느새 동경의 대상이 됐다.
도시는 살아 있는 유기체다. 시대 변화에 맞춰 행정구역이 바뀌는 건 당연하다. 프랑스의 ‘그랑파리 메트로폴’이나 영국의 ‘대런던 플랜’, 중국의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 등 여러 나라에서 대도시권 구축을 위한 투자와 규제 완화가 추진되고 있다. 수도와 경쟁하기 위해 몸집을 키우는 사례가 많지만 수도가 주변 도시를 끌어들여 기능적으로 연결되는 메가 시티(초거대 도시)도 적잖다. 앞으로 서울도 더욱 고도화할 것이다. 그러려면 대중교통 중심의 대도시권을 만들어가는 일이 절실하다.
국민의힘이 김포시 등 서울과 인접한 도시들을 서울로 편입하는 ‘메가 시티 서울’ 구상을 밝힌 뒤 경기 일대 도시들이 들썩이고 있다.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을 가로막는 포퓰리즘 발상이라는 우려에도 서울특별시민이 되고픈 열망은 작지 않다는 의미다. 집값 말고도 생활환경과 교육, 문화 등에서 여러 도시를 한데 묶는 메가 시티 경쟁력도 무시하기 힘들다. 덩달아 서울특별시민이 되는 ‘명예’까지 가질 테니 마다할 리 있겠나. 딱히 내년 총선을 겨냥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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