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이 혹한지 방문한 이유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를 방문했다.
마크롱이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찾은 이유는 자원 외교 차원에서다. 이번 방문에 에너지, 농식품, 광업 분야 기업인 15명이 동행했지만, 프랑스의 최대 관심사는 우라늄 확보에 있다. 카자흐스탄은 프랑스 우라늄 수요의 약 40%를 공급한다.
프랑스와 카자흐스탄 간 무역액은 56억 달러(2022년 기준)에 이르렀다. 중국에 이어 카자흐스탄의 다섯 번째 외국인 투자국이다. 양국은 에너지 분야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카자흐스탄 서부 카스피해 북쪽 지역의 카샤간이라는 대규모 해상 유전 프로젝트에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이 참여하고 있다.
마크롱이 서둘러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데는 니제르 쿠데타가 한몫을 했다. 지난 7월26일 쿠데타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축출한 니제르의 새 정부는 프랑스에 대한 우라늄 공급을 중단했다.
현재 프랑스의 우라늄 비축분은 2년 정도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로 부각됐다. 프랑스가 장기적인 원자력 발전을 위해 우라늄 공급망을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EU 산하 핵연료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ESA(Euratom Supply Agency)의 통계(2021년 기준)를 보면 프랑스와 EU(유럽연합)는 그동안 니제르(24%)와 카자흐스탄(23%), 러시아(20%)의 우라늄 공급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
유럽 원자력 연합에 따르면 2022년 EU 천연 우라늄 공급의 74.19%가 이들 3개국에서 공급됐다. 특히, 니제르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카자흐스탄, 호주에 이어 프랑스의 세 번째 천연 우라늄 공급국으로 전체 공급량의 19%를 차지했다.
이 와중에 니제르를 대체할 수 있는 나라로 카자흐스탄이 최적으로 떠오른 것이다. 카자흐스탄은 2009년부터 우라늄 채굴 국가 순위를 주도해왔다. 카자흐스탄의 2021년 우라늄 생산량은 21.8천 톤, 2022년 말에는 21.3천 톤에 이르렀다.
현재 카자흐스탄은 확인된 천연 우라늄 매장량이 세계 2위로 전체 약 14% 수준이다. 국가의 확인된 총 우라늄 매장량은 70만 톤 이상으로 추산된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매장은 여느 국가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규모라고 말한다. 카자흐스탄에 이어 2022년 우라늄 생산량 순위는 캐나다(74만톤), 나미비아(56만톤), 호주(460만톤), 우즈베키스탄(333만톤), 러시아(250만톤), 니제르(2천톤) 순이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 우라늄을 포기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다른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WNA 는 2030년까지 우라늄 수요가 현재보다 3분의 1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카자흐스탄은 G7(선진 주요 7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경제 확장에 대한 우려와 관련, 파트너십을 강화하려고 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러시아 언론 RBS는 “G7 중 특히,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방문 동안 카자흐스탄 내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우라늄 확보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0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우흐나 후르주르수흐 몽골 대통령과도 대형 우라늄 광산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역시 니제르 쿠데타 이후 우라늄 공급선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과 맞물려, 블룸버그통신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 역시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의 역내 영향력을 줄이고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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