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가 숨어서 그림 그린 ‘비밀의 방’, 일반에 공개

김나영 기자 2023. 11. 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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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가 클레멘스 7세 교황의 박해를 받아 약 4개월간 숨어 지냈던 곳으로 알려진 ‘비밀의 방’의 모습. 이탈리아 피렌체 메디치 예배당 지하에 있는 이 방은 오는 15일(현지 시각)부터 대중에 공개된다. /EPA 연합뉴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전성기를 이끈 예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약 500년 전 숨어서 그림을 그린 곳으로 알려진 ‘비밀의 방’이 발견된 지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 관객들에게 문을 연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현지 매체 라스탐파에 따르면, 미켈란젤로의 비밀의 방은 오는 15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공개될 예정이다. 한 번에 4명씩, 매주 최대 100명만 들어갈 수 있다. 공간 내부에 머무는 시간도 최대 15분으로 제한된다. 공간이 협소한 데다 조명 노출 시간이 길어질 경우 작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이 10m, 너비 3m, 높이 2.5m인 비밀의 방은 미켈란젤로가 1530년 클레멘스 7세 교황의 박해를 받아 약 4개월 동안 숨어 지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중부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예배당 지하에 있다. 1975년 당시 메디치 예배당의 관장이었던 파올로 달 포제토가 비밀의 방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현재 이곳의 내부 벽면에는 미켈란젤로가 목탄으로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인체 스케치 등이 다수 남아있다.

다만 이 그림들을 실제로 미켈란젤로가 그렸는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포제토 전 관장은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학자는 1530년엔 미켈란젤로의 나이가 50대 중반인 점을 들어 그의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당시 풍족한 후원자들을 등에 업고 예술 생활을 했던 그가 굳이 밀실에서 생활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우선적으로 내년 3월까지 이곳을 일반 관객들에게 개방한 뒤 기간 연장 및 방문객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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