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소방 의장대 필살비기는 ‘천장파괴기’
군 의장대 경험자 등 14명 한팀
쉬는 날 쪼개서 퍼포먼스 구성
“총기 대신 화재진압 도구로…
소방 빛내는 역할 하고 싶다”
“받들어 기! 안전!”
경기 수원시 경기대학교에서 1일 열린 ‘소방의날 기념식’에 힘찬 소리와 함께 등장한 경기소방 의장대 10명은 절도 있는 동작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총기 대신 화재진압용 도구인 천장파괴기를 든 의장대는 구호에 맞춰 삼각형에서 일렬로 대형을 바꿔나갔다.
소방 의장대는 천장파괴기로 바닥을 치거나 휘두르는 동작을 선보였다. ‘의장대의 꽃’이라 불리는 ‘총 돌리기’도 실수 없이 소화했다. 소방 의장대는 총을 하늘로 높이 던졌다가 받는 ‘총 뿌리기’ 동작을 끝으로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7분여간 진행된 퍼포먼스가 큰 실수 없이 무사히 끝나자 관중석에서는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첫 공연을 선보인 ‘경기소방 의장대’는 전국에서 처음 창설된 ‘소방 의장대’다. 의장대는 원래 군이 국가 경축 행사 등에서 의식을 선보이기 위해 별도로 조직한 부대다. 총기를 활용해 각종 제식을 선보인다. 의장대가 지원되는 행사는 통상 군에서 최고 예우를 행하는 것으로 본다. 한국에서는 경찰청과 해양경찰청에도 의식 행사를 위해 의장대를 두고 있다.
그간 소방에서도 각종 행사를 할 때 그에 걸맞은 예우를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전국 최초의 소방 의장대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서 탄생한 것이다. 군 의장대 경험이 있는 대원들을 중심으로 14명 대원이 현재 경기소방 의장대에 속해 있다.
첫 시도인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공연에 쓰일 도구를 정하는 것부터 난항을 겪었다. 군과 경찰은 총기를 사용하는 조직이니 총기로 퍼포먼스를 하지만, 소방과 총기는 어울리지 않았다. 대원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화재진압용 도구 중 하나인 천장파괴기를 쓰기로 했고, 몇달에 걸쳐 예식에 적합하게 개량했다. 제복은 소방의 화재·구급·구조를 상징하는 빨강·주황·흰색을 조합해 디자인했다.
대원들은 첫 공연을 위해 개인 시간을 쪼개가며 연습했다. 현장 업무와 병행해야 하는 특성상 시간을 내기 어려워 비번일에도 따로 시간을 빼 연습했다. 이들은 소속이 수원과 안산, 이천, 파주, 고양 등으로 모두 다르다. 평소에는 경기도 전역에 흩어져 근무하다 연습날 장거리를 마다않고 이동해 공연을 준비해온 것이다.
첫 공연을 무사히 마친 의장대원들은 전국 최초로 시도된 ‘소방 의장대’가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유동호 이천소방서 소방교는 “처음이다 보니 아직 다른 의장대에서 모티브를 얻어 동작을 만들고 있다”면서 “소방 의장대가 활성화되면 소방 고유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동작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문기준 용인소방서 소방사는 “의장대 경험이 없었지만 다른 동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첫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며 “이번 공연 준비까지는 시간이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는 더 완성도 있는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경기소방 의장대 초대 대장을 맡은 이니은 안산소방서 소방경은 “대원들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내 일처럼 나서줘서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경기소방 의장대가 소방을 빛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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