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6회 우승이냐, 10년 만의 우승이냐···전북-포항, FA컵 결승전서 맞대결(종합)

윤은용 기자 2023. 11. 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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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백승호. 전북 현대 제공



2023년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은 K리그 전통의 명가들의 대결이 됐다.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가 2023년 FA컵 우승을 놓고 뜨거운 승부를 예고한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23 하나원큐 FA컵 4강전에서 3-1로 이겼다. 5번의 우승으로 수원 삼성과 함께 FA컵 최다 우승 기록을 공유하고 있는 전북은 오는 4일 열리는 결승에서 승리하면 통산 6회 우승으로 단독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질 수 있다. 또 지난해에 이어 FA컵 2연패에 도전하게 됐다.

K리그 최다 우승(9회), 최다 연패(5연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북은 이번 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 초반 강등권으로 처지는 등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고, 결국 김상식 감독이 자진사퇴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이후 김두현 대행 체제를 거쳐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부임했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지지부진했고, 시즌 종료를 향해 가는 현재 4위로 처져 있다. 2014년 이후 리그에서 늘 1위 아니면 2위였던 전북에게는 다소 치욕스러운 순위다.

이런 전북에 FA컵은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무대였다. 2024~2025시즌부터 새롭게 출범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이 K리그에는 조건부 3장이 주어지는데 2개 팀이 ACLE로 직행하고 1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방식이다. 그 조건부에 해당하는 3팀이 K리그1 1~2위와 FA컵 우승팀이다. 울산이 리그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순위로 2위 확보가 쉽지 않은 전북 입장에서 FA컵 우승은 아시아 최상위 리그 진출권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FA컵 단독 최다 우승 기록 등의 이유로 중요했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간 전북은 전반 23분 문선민의 골로 포문을 열었다. 페널티지역 중앙 부근서 이수빈이 왼쪽의 문선민을 보고 패스했고, 문선민이 한 번 접으며 드리블을 하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인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인천의 역습을 잘 버텨내며 추가골을 노리던 전북은 전반 39분 일격을 맞았다. 중원 왼쪽 측면에서 벌어진 혼전 상황에서 인천이 공을 따냈고, 이후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제르소가 단독 돌파한 뒤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왼발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을 1-1로 마친 전북은 후반 들어 인천의 공세에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 17분 ‘부주장’ 백승호의 한 방으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공을 잡은 박재용이 왼쪽에 있던 백승호에게 패스를 내줬고 백승호가 논스톱 슈팅을 때려 골을 넣었다. 전북은 경기 종료 직전 박재용의 페널티킥 골까지 터지며 승리를 자축했다.

포항 스틸러스 김인성. 대한축구협회 제공



전북의 결승 상대는 포항으로 결정됐다. 포항은 같은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승부차기에서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열린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포항은 2013년 우승 이후 10년 만에 FA컵 결승전에 올라 통산 5번째 FA컵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10년 전 결승전에서 꺾었던 상대가 바로 전북이다.

포항은 전반 43분 제주 서진수에게 먼저 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 15분 김인성의 환상적인 슈팅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후 연장전까지 120분을 소화하고도 골을 추가하지 못하며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포항은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제카가 제주 골키퍼 김동준의 선방에 막히며 불안한 기운이 드리우는 듯 했다. 하지만 제주 두 번째 키커 임채민의 슈팅이 골대를 넘긴 뒤 포항 박찬용이 킥을 성공시키며 원점으로 돌렸다. 양팀 세 번째 키커들이 나란히 성공시킨 가운데 결국 네 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엇갈렸다. 제주 김오규의 슈팅이 실패로 돌아간 반면, 포항 한찬의 슈팅은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포항의 마지막 키커였던 이호재마저 슈팅을 성공하며 길었던 승부가 끝났다.

전북과 포항의 결승전은 오는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다.

전주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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