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테마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액티비티의 즐기며 짜릿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부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하고자 하는 사람까지, 개인이 여행에서 추구하는 매력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미식 여행도 그중 한 가지다. 신선하고도 독특한 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맛보며 여행객은 입안 가득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미식 여행이 단순히 미각의 즐거움만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객은 요리를 맛보며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더욱 맛있는 여행을 꿈꾸는 사람을 위해 미식 여행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 4권을 소개한다.
오늘 또 카페, 서울 / 임찬호 / 크루
거리를 걷다 보면 유독 많이 보이는 가게가 있다. 바로 카페다. 올 1월 기준, 전국 각지에서 운영 중인 카페의 수는 10만 개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카페부터 개인 카페까지, 카페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이에 최근에는 특정 테마를 잡고 여러 카페를 연달아 방문하는, 이른바 ‘카페투어’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은 지금, 카페 열풍이다.
‘오늘 또 카페’는 8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투데이 디저트’가 엄선한 서울 카페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서울 내에 있는 카페 중 딱 72곳을 선정했다. 그리고 시그니처 카페, 에스프레소 카페, 이색 카페, 디저트 카페, 전통 카페, 비건 카페, 동네 카페, 애견 동반 카페까지 총 8가지 콘셉트로 카페를 분류했다.
무엇보다 카페 위치를 표시한 지하철 노선도를 함께 수록했으니, 이만하면 책 한 권으로 카페 여행을 떠나기 제격이다.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학림은 대학로에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만약 학림의 노후화된 시설들이 리뉴얼 됐더라면 과연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사랑받는 카페가 될 수 있었을까? ‘이제 겨우 60년이 지났을 뿐’이라는 학림의 슬로건이 문득 떠오른다. 앞으로 또다시 6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왔을 때도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남아 줬으면 하는 공간이다.” -228쪽 ‘학림’
탐식 기행, 소울푸드를 만나다 / 최원준 / 산지니
누구에게나 영혼을 울리는 소울푸드가 있다. 그리고 소울푸드와 함께라면 여행이 더욱 즐거워지곤 한다. ‘탐식 기행, 소울푸드를 만나다’는 부산, 경남 통영과 거제 울산 등 부산과 경남에서 맛볼 수 있는 소울푸드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해당 지역의 산과 들, 강과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만의 묘미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시장칼국수’이다. 큰 대접에 한 고봉 채워주는 뜨끈한 시장칼국수는, 싸고 오래도록 든든해 시장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 그래서 시장칼국수는 시장의 정겨움이 살아 있는 음식이다. 좁은 가게 안, 목로 의자에 낯선 이들과 어깨를 부딪치며 한 젓가락씩 후후 불어 먹는 음식이다. 칼국수 한 그릇 먹고 나면 서로가 이웃이 되고, 함께 밥을 먹은 식구가 되는 것이다.” - p.16-17, ‘소박한 칼국수가 주는 위로’
작가는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직접 소울푸드를 찾았다. 맛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음식에 담긴 이야기도 설명하고 있다. 지역민의 사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덕분에 글을 읽는 것만으로 작가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부산·경남 여행을 앞둔 사람이라면, 책에서 소개한 소울푸드를 따라 맛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도쿄! 일드 미식 가이드 / 이지성 / 크루
드라마에 나오는 식사 장면을 보고 있다 보면 간혹 나도 모르게 배가 고파질 때가 있다. 특히 드라마 속 장소에 평소 흥미가 있던 사람이라면, 해당 여행지를 방문해 직접 그 맛을 느끼고 싶은 욕망도 함께 커지곤 한다.
‘도쿄! 일드 미식 가이드’는 일본 드라마 속 식당을 정리한 가이드북이다. ‘고독한 미식가’부터 ‘실연밥’까지, 작가는 13개 드라마에 나온 도쿄 식당을 167곳을 직접 방문해 보고 맛본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그저 맛에 관한 이야기만 담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작가는 도쿄 여행 중 식당을 방문하길 원하는 사람을 위해 드라마와 같은 메뉴를 파는지는 물론 음식의 가격과 해당 식당의 위치 정보를 안내한다.
작가는 실제 식당의 주인과 나눈 비하인드 스토리도 책에 녹여냈다. 독자는 일본 식도락을 쫓는 재미는 물론 드라마로 직접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야키소바에는 청경채, 돼지고기, 가다랭이포, 파래, 초생강, 깨 등이 재료로 알차게 들어가 있다. 주인에게 이야기하면 양을 많게 달라는 ‘오모리大盛’도 무료다. 고로는 도시락으로 포장해갔지만 가게 2층에서 직접 먹을 수도 있다. 200엔을 더 내면 반숙 계란 프라이와 샐러드까지 음미할 수 있다. 카운터석이 있어 1인 여행자에게 안심이다.” -92쪽
도쿄 디저트 여행 / 김소정 / 빅피시
식사 후 배가 부르더라도 디저트는 꼭 먹어야 하는 디저트 덕후라면 주목하자. 도쿄 여행을 하며 가보면 좋은 디저트 맛집을 모아놓은 책이 있다.
‘도쿄 디저트 여행’은 도쿄에서 가볼 만한 디저트 맛집을 모아 놓은 책이다. 작가는 도쿄와 도쿄 근교 디저트 맛집 80곳을 선정했다. 독자는 책에 수록된 맛집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며 여행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도쿄 디저트 여행’은 단순히 지역별 대표 메뉴를 소개하는 가이드북들과 달리 혼자 가기 좋은 곳과 함께 가면 좋은 곳, 분위기가 특별한 곳과 시즌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곳까지 취향별로 여행 계획을 짤 수 있도록 돕는다. 그뿐 아니라 SNS에 올리기 좋은 포토 스폿과 촬영 포인트, 일본어를 모르면 알기 어려운 매장별 주문 팁도 소개한다.” -출판사 리뷰
이미 계획한 여행에 특정한 콘셉트를 지정해 두었을지라도 문제없다. 작가는 혼자 가기 좋은 장소부터 함께 가기 좋은 곳까지, 작가는 모든 이의 여행에 꼭 맞는 명소를 추천한다. 현지 문화를 중시하는 여행객을 위해 일본 특유의 레트로한 느낌을 한껏 품은 분위기 맛집도 소개한다.
특히 작가는 어언 7년째 도쿄의 맛집을 소개하고 있을 만큼, 디저트에 진심이다. 그러니 걱정 말고 책에서 소개한 맛집을 따라 여행해 보자. 디저트에 있어서는 한없이 깐깐한 사람도 인정할 만한 맛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