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복·백지·근조화환...中 상하이 핼러윈 풍자 봇물
[앵커]
지난해 도시 봉쇄를 겪은 중국 상하이에선 올해 핼러윈 밤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제로코로나 방역 통제와 그에 맞선 백지시위, 리커창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죽음까지 뼈 있는 코스프레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핼러윈 축제가 한창인 상하이 밤거리, 중국식 근조 화환 코스프레가 등장했습니다.
뒤 따라다니는 도로명 표지판엔 "상하이에서 네 생각을 한다"는 문구에 한 글자를 덧붙여 놨습니다.
리커창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풍자한 걸로 보입니다.
지난해 도시 봉쇄의 악몽을 겪은 상하이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건 방역요원 복장입니다.
핼러윈 유령은 물론 제로코로나에 저항한 백지시위 차림의 여성도 핵산 검사를 피해가진 못합니다.
축제가 한창인 거리에서 때아닌 마스크 단속에 나서기도 합니다.
[방역요원 코스프레 : 오늘 핼러윈이라 특별히 한번 봐줄 테니까, 3~5일 동안 격리한 뒤 다시 보고하도록! 알겠지?(푸하하)]
3,000선 아래로 곤두박질 치는 상하이 주가지수 옆에서 부추를 들고 선 청년들,
중국에선 '개미투자자'들을 잘라 먹어도 또 자라나는 부추에 비유합니다.
이밖에 대입 수험생이나 청년실업자처럼 별다른 분장 없이 공감을 얻기도 합니다.
또 감시 카메라 가면이나 곰돌이 푸의 탈을 쓰고 금기에 도전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선을 넘은 패러디는 곧 경찰에 제지를 당하고 맙니다.
떼를 지어 행진하는 경찰을 보며 젊은이들은 최고의 코스프레라고 비꼬았습니다.
한국의 '이태원 참사' 의식한 듯 일방통행을 안내하던 경찰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상하이 경찰 : 나올 수만 있고 들어가진 못합니다. 옆길로 가거나 되돌아가세요! 저 코스프레 하는 것 아닙니다!(하하하)]
앞서 광저우에선 핼러윈 분장을 한 사람들의 지하철 탑승이 금지돼 젊은이들이 역 안에 모여 화장을 지우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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