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FA컵 120분 혈투 → '스틸러스가 웃었다'… 포항, 제주와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 4-3 승리, 파이널에서 전북과 격돌
(베스트 일레븐=제주)
연장 혈투 끝 승리 클럽은 포항 스틸러스였다. 포항이 결승으로 간다.
1일 오후 7시 30분, 제주에 위치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하나원큐 FA컵 준결승 제주 유나이티드-포항 스틸러스전이 벌어졌다. 전·후반부터 연장전까지 모두 소화한 결과, 두 팀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제주에서는 전반 43분 서진수가 골을 터뜨렸고, 포항에서는 후반 14분 김인성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진 승부차기, 포항이 4-3으로 승리했다. 이렇게 포항이 결승으로 간다.
태풍으로 취소됐던 지난번과 달리 이날은 전반적으로 선선한 날씨 속에 경기가 킥오프했다. 경기장의 온도는 19도 안팎이었다. 홈팀 제주는 단단한 4-4-2 포메이션을 내밀었다. 김봉수와 서진수를 앞에 두고, 중원엔 최영준과 김건웅을 배치했다. 양 측면은 헤이스와 조나탄 링을 세웠다. 수비 라인은 좌측부터 정운-연제운-임채민-임창우였고, 골키퍼는 김동준이었다.
제주에 맞서는 포항은 4-2-3-1을 펼쳤다. 제카를 가장 앞에 두고, 고영준이 바로 밑에서 공격을 보조했다. 김승대와 김인성은 측면에서 상대의 빈틈을 노렸다. 중원엔 한찬희와 김종우가 위치했다. 수비 라인은 좌측부터 박승욱-그랜트-하창래-신광훈이, 골키퍼 장갑은 황인재가 착용했다.
전방 중반까지 두 팀은 서로를 크게 위협하진 못했다. 제주가 꾸린 전형도, 포항이 설계한 진영도 공격엔 다소 아쉬움이 있었으나 수비에선 큰 문제점을 노출하지 않았다. 점차 공격 빌드업이 관건이 될 분위기였다.
전반 막판엔 제주의 센터백 임채민과 포항의 스트라이커 제카가 충돌했다. 치열한 몸싸움 이후 감정이 오고갔는데 말리기 위해 양팀 선수들이 운집했다. 이후 심판의 중재 속에 상황은 정돈됐다.
전반 43분, 제주가 선제골을 넣었다. 코너킥 이후 역습에서 답을 찾았다. 공격수로 출전한 김봉수가 버티면서 전진해 반대편으로 볼을 띄웠다. 쇄도한 서진수는 볼을 깎고 가다듬은 뒤 왼발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그랜트 다리 사이를 관통하는 절묘한 처리였다. 구석으로 향한 볼에 황인재 포항 골키퍼가 손을 쓰지 못했다.
전반 추가 시간은 3분이었다. 제주가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포항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신광훈 대신 심상민을 넣었다. 심상민이 왼쪽 풀백으로 들어가며 본래 그 자리였던 박승욱은 기존 신광훈의 자리였던 우측으로 이동했다. 후반 10분, 김봉수가 전방 압박으로 포항 진영에서 볼을 탈취했다. 제주의 공격이 이어져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후반 14분, 포항이 좋은 공격 찬스를 맞았다. 좌 측면을 뚫어서 기회를 만들었다. 김종우가 슛을 날렸다. 김동준 제주 골키퍼가 볼을 잘 쳐냈다. 후반 14분, 포항의 코너킥에서 골이 터졌다. 고영준의 킥이 제카를 거쳐 뒤에 대기하던 김인성에게 향했고, 김인성은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구석으로 향한 볼에 김동준 골키퍼도 이번만큼은 막아내지 못했다.
실점과 동시에 제주는 선수를 교체했다. 조나탄 링이 빠지고 김승섭이 들어갔다. 공격 강도를 높이려는 계획인 듯했다. 후반 22분엔 김인성이 왼발로 슛을 날렸다. 김동준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 29분, 포항이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고영준이 빠지고 스트라이커 이호재가 들어갔다. 후반 31분, 제주도 교체를 썼다. 헤이스가 빠지고 유리가 들어갔다. 제주의 교체는 계속됐다. 후반 35분, 임창우가 빠지고 김오규가 투입됐다. 이로써 제주는 90분 내에 사용할 수 있는 교체 카드 석 장을 모두 사용했다.
후반 추가 시간은 4분이었다. 두 팀 모두 체력이 서서히 한계점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코너킥 시퀀스에서 이어진 포항 이호재의 슛이 임채민의 블로킹에 막혔다. 제주의 역습 찬스는 포항이 파울로 끊어냈다. 심상민이 경고를 받았다. 경기는 끝내 연장전으로 향했다. 두 팀은 1-1 스코어에서 90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에 들어가며 제주는 최영준 대신 이기혁을 투입하며 떨어진 체력을 보충했다. 연장 전반 6분엔 김승대의 공간 패스가 전방의 이호재에게 연결됐는데 여기서 김동준과 충돌이 일었다. 심판은 여기서 이호재에게 옐로카드를 선언했다. 연장 전반 8분엔 포항의 김인성 대신 홍윤상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연장 전반 막판엔 두 팀의 선수들끼리 충돌했다. 포항의 센터백 그랜트가 나갔다 들어와야 했는데 빠르게 빠져나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경기는 속개됐다. 포항의 골 찬스가 있었는데 제카의 슛을 임채민이 몸을 던져 막아냈다. 연장 전반 추가 시간은 3분이었다. 제주팬과 포항팬의 목소리는 연장전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제주 월드컵경기장에 요동쳤다. 힘들게 뛰는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한 절실함이 담긴 목소리였다. 연장 전반은 이렇게 종료됐다.
연장 후반엔 포항이 교체 카드를 한 장 사용했다. 그랜트가 빠지고 박찬용이 들어갔다. 연장 후반 10분, 포항이 역습에서 득점 찬스를 맞았다. 홍윤상이 속도를 살려 왼쪽 하프스페이스로 파고들었고 이게 위협적 크로스로 연결됐다. 이호재가 볼을 헤더로 처리했는데 김동준 골키퍼가 막아냈다. 연장 후반 11분엔 페널티 박스 앞에서 시도한 포항 한찬희의 중거리슛이 골문 위로 떴다. 포항의 공격은 계속됐다. 연장 후반 13분엔 제카가 다시금 슛을 시도했다. 볼을 다시 위로 날아갔다. 연장 후반 14분엔 김종우의 슛이 김동준 골키퍼에게 잡혔다.
연장 후반 추가 시간은 없었다. 두 팀의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제주가 먼저 찼다. 제주의 첫 번째 키커는 정운이었다. 정운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의 첫 번째 키커는 제카였다. 제카가 등장할 땐 제주 홈팬들의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제카의 킥은 김동준 골키퍼가 막아냈다. 제주의 두 번째 키커는 임채민이었다. 임채민의 킥은 골문 위로 넘어갔다. 다시 포항에 기회가 왔다.
포항의 두 번째 키커는 박찬용이었다. 박찬용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제주의 세 번째 키커는 유리 조나탄이었다. 유리 조나탄의 킥은 황인재 골키퍼의 손을 벗어나 골문으로 정확하게 빨려 들어갔다. 포항의 세 번째 키커는 심상민이었다. 심상민도 골망을 흔들었다. 제주의 네 번째 키커는 김봉수였다. 김봉수의 킥을 황인재가 쳐냈다. 포항으로 흐름이 넘어왔다. 포항의 네 번째 키커는 한찬희였다. 한찬희의 킥에 김동준 골키퍼가 어느 정도 방향은 잡았으나 볼은 골라인을 넘어 들어갔다. 이어진 제주의 다섯 번째 키커. 연제운이었다. 연제운의 킥은 정확하게 구석으로 들어갔다. 포항의 다섯 번째 키커는 이호재였다. 이호재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는 이렇게 끝났다. 포항이 결승으로 간다. 이제 포항은 인천 유나이티드를 잡고 올라온 전북 현대와 오는 4일 포항에 위치한 포항 스틸야드에서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파이널에서 승리한 팀은 K리그1 순위와 관계없이 차기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진출한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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